'한때 157㎞' LG 홀드왕 이제 없다, 'BBBBBBB→⅓이닝 충격 강판'도 적응 과정... 염경엽은 믿는다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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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이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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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염경엽 LG 감독이 경기 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트윈스 염경엽(58) 감독은 강속구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제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기다려줄 뜻을 밝혔다.

지난 겨울 정우영(26)은 LG에서 가장 기대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정우영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부진을 씻고자 절치부심의 마음가짐으로 지난 시즌 종료 후 사비로 미국의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로 향했다. 정우영이 구단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에서는 지난 2년간 그의 문제를 명확하게 잡아냈다. 과거 잘했던 때보다 팔 높이가 확연히 낮아져 있었고 이 부분을 수정해 미국 스프링캠프 기간에 LG 코치들로부터 제구력이 안정되고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8일 팬들 앞에서 첫선을 보인 투구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수원 KT 위즈전 4회말 1사 1루에 등판한 정우영은 볼만 7개 연속으로 던졌다. 그렇게 좌타자 김민혁을 볼넷으로 보냈고 이어진 황재균의 타석에서는 오히려 폭투를 범하며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2루수 신민재의 도움으로 황재균을 간신히 직선타 처리했으나, 배정대에게 또 한 번 2스트라이크 후 볼넷을 허용하며 송승기와 교체돼 강판당했다.

이날 정우영은 총 14구(투심 패스트볼 7구, 슬라이더 5구, 직구 2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는 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최고 구속도 시속 146㎞에 그쳐 제구와 구속 모두 예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울고 졸업 후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한때 시속 157㎞ 강속구를 던지던 우완 사이드암으로 주목받았다. 빠른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2022년 67경기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 홀드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구속이 확연히 떨어지고 투심 패스트볼 하나에만 의존하던 약점이 보완되지 않으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최근 2년 성적은 87경기 7승 7패 14홀드 평균자책점 4.72로 필승조와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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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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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사진=김진경 대기자
사이드암에는 필연적인 슬라이드 스텝 보완이 구속이 떨어진 이유로 그동안 지적됐으나, 염경엽 감독은 이 부분에는 고개를 저었다. 염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만나 "정우영은 세트 모션을 수정해 구속이 떨어진 것이 절대 아니다. 정확하게 하고 싶다. 내가 첫해 (LG를) 맡았을 때 (정)우영이는 이미 홀드왕을 한 투수였다. 훌륭한 투수를 누가 손대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한 시즌을 치렀는데 구속이 안 올라왔다. 볼 카운트도 몰려서 안타를 맞았다. 구속이 안 올라오면 변화구를 추가하든 제구력을 키우든 디테일을 채워야 한다. (구속이라는) 장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다른 걸로 채워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건데 그게 채워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8일) 충격적인 7연속 볼넷도 적응 과정이라고 여겼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가 오랜만에 올라왔다고 긴장할 스타일은 아니다. 아직 본인이 미국에서 배웠던 폼이 자리를 안 잡았다고 보면 된다. 밸런스가 안 됐다고 본다"며 "그게 하루아침에 되겠나. 미국에서 그 방법이 좋다고 느껴도 자리 잡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우영이 정도면 우리가 뭐라 강요할 순 없다. 우리는 방향을 제시할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우영도 단기간에 좋아지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를 택한 것도 겨우내 짧은 기간에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 1년 내내 투구 영상과 데이터를 공유하면 피드백을 주는 곳이라는 이유였다.

결국 선수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기 위해 필승조, 추격조, 플랜 A, B까지 그에 대한 대비를 다 세워놨다. 염 감독은 "정우영은 결국 우리가 써야 할 선수다. 그만한 경험이 있는 선수가 우리 팀에 많지 않고 나이도 아직 어려서 자기 걸 다시 찾고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선수에게 시간을 주고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뿐이다. 당장 잘하길 기대하기보단 준비해서 올해 후반기든 내년이든 계속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를 줄 것이다. 계속 던져봐야 한다. 경기를 뛰면서 어떤 것이 부족한지 느끼고, 또 훈련을 통해 채우면 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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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이 지난 8일 수원 KT전 시범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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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이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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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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