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 낮춰라" 조언했는데, 뜻밖의 홈런포→"저도 넘긴다고요" 항변... 이런 감독-주장 케미 있나 [창원 현장]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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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호준 감독(왼쪽)과 박민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런 감독과 주장의 '케미스트리'가 있을까. NC 다이노스의 이호준(49) 감독과 캡틴 박민우(32)가 옥신각신하면서도 끈끈한 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호준 감독은 10일 오후 1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를 앞두고 전날 나왔던 박민우의 홈런에 대해 언급했다.


NC는 9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7-2로 승리, 이호준 감독에게 시범경기 첫 승을 안겼다. 2-2로 맞서던 4회말 김형준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5-2로 앞서던 6회말에는 박민우가 키움 투수 전준표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트려 쐐기를 박았다.

이 감독은 "정식경기에 이기는 게 진짜다"고 하면서도 "이기니까 기분은 좋더라. 하이파이브 할 때 참 좋더라. 그래서 '아 이게 다 이유가 있구나'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치 때는 승부보다는 내 파트에 더 신경이 많이 갔다"며 달라진 점을 얘기했다.

전날 경기 내용에 대해 얘기하던 이 감독은 박민우의 홈런도 언급했다. 그는 "박민우 선수한테 '홈런이 안 나오니까 탄도를 낮춰라. (발사각) 15도 미만으로 쳐라'고 말했었다"면서 "어제 홈런 치고 와서 나한테 뭐라고 하더라. '저도 넘어간다고요'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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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 감독은 "첫날에 다 잘 맞았는데 펜스 끝에서 잡히지 않았나. 그래서 '잘 맞으면 뭐하냐, 탄도를 낮춰서 때려봐라' 했는데 보여주더라"고 했다. 그는 "결과를 보여줬는데 어쩌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박민우는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2013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12시즌 동안 통산 홈런이 39개로, 연평균 3개꼴로 넘기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8개의 홈런으로 2020년과 더불어 커리어하이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렇기에 이 감독도 그런 말을 했지만, 박민우는 시범경기부터 홈런포를 터트렸다.

지난해 후반기 부상으로 이탈한 손아섭을 대신해 주장을 맡았던 박민우는 올해 다시 캡틴 타이틀을 달았다. 이 감독과 깊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 감독이 FA(프리에이전트)를 통해 NC로 이적한 2013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박민우는 고졸 2년 차로, 만 20세의 앳된 선수였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2루수가 된 박민우는 이 감독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는 테이블세터 역할을 수행했다.

박민우는 올해 초 취재진과 만나 "(이호준) 감독님이 오실 수 있다고 얘기를 들었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너무 잘 알아서 기대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 잘해야 하고 책임감이 더 생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주장직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이 있다 보니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만큼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이호준 감독과 박민우는 초반부터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면서 시즌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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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의 이호준 NC 감독(오른쪽)과 박민우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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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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