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타자가 20홈런 '뻥뻥' ML 식 리드오프, 천재 타자 방망이서 시작된다 "내 스타일 그대로 가겠다"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1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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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강백호가 1회말 무사에서 중월 2루타를 날리고 출루한 후 이종범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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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2025 KBO 시범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1번 타자가 20홈런, 30홈런을 뻥뻥 치는 풍경을 이젠 한국 KBO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KT 위즈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낙점받은 강백호(26)가 기존의 통념을 거부했다.

KT는 10일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키움에 7-4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시범경기 3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 경기에서 KT는 강백호-멜 로하스 주니어로 이뤄진 테이블세터의 위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올 시즌 이강철 KT 감독은 1번 강백호-2번 로하스 주니어 타순을 확정했다. 지난해 로하스 주니어를 1번으로 배치한 전략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효과는 아주 좋았다. 강백호는 2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로하스 주니어도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5회까지 무려 6타석에 들어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효율도 좋았다. 강백호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냈고, 로하스 주니어는 몸쪽으로 떨어지는 초구 직구를 그대로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데 이어 두 사람은 꾸준히 득점 기회를 창출하며 시종일관 KT가 우위에 점하게 했다.

그 결과, KT는 3경기 타율 0.500(6타수 3안타) 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34의 강백호, 3경기 타율 0.714(7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OPS 2.064의 로하스의 맹타에 힘입어 시범경기 3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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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무키 베츠(왼쪽)와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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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최근 몇 년간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풍경이다. 통념에 따르면 야구에서 1번 타자는 빠른 발과 뛰어난 콘택트를 가진 선수가 주로 맡았다. 2번 타자는 1번 타자를 진루시키고 3번 타자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작전 수행이 뛰어난 선수가 들어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팀 내 최고 타자들을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내보내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이유로 1·2번 타순을 강화하는 것이 트렌드였다. 대표적인 예가 과거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마이크 트라웃, 현재 LA 다저스의 오타니-무키 베츠의 MVP 듀오다.

경기 후 만난 강백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 2번에 잘하는 타자가 들어서는 것에 "괜찮은 전략인 것 같다. 나는 내가 1번이라고 생각하기보단 뒤에 좋은 타자도 많고 상대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 게 나한테 좋은 것도 있어 재미있다"고 답했다.

강백호도 기존의 1번타자에게 주어졌던 역할에 얽매이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1번 타자로 나서는 이유가 다른 일반 선수들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기존의 내 스타일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가져와서 새로운 1번 타자로서 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우리 팀에서 경기에 처음 나서는 타자이기 때문에 조금 더 적극적이고 투수한테 부담을 줄 수 있는 타자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처음부터 1번으로 시작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 조금씩 적응 중이다"며 "사실 1회 가장 먼저 들어가는 거 말고는 타순은 비슷하다. 그래서 똑같이 준비하고 매 타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려는데, 최고의 팀플레이는 출루를 많이 하고 안타를 많이 치고 상황에 맞는 타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수비에 대한 욕심도 어느 정도 연관돼 있다. 서울고 졸업 후 올해 처음으로 포수로서 시즌을 시작하는 강백호는 장성우-강현우-조대현 외에 4번째 포수로서 기대받고 있다. 강백호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경기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있다. 볼 배합이라든지 공을 잡는 것이라든지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며 "(체력 소모가 있더라도) 수비 하는 것이 더 좋다. 열이 나야 부상도 덜하고 몸도 풀린다. 수비에 대한 부담이 있고 스트레스도 있지만, 사실 수비에 나가는 것이 타격적으로는 훨씬 더 편하고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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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로하스 주니어(오른쪽)가 1회말 무사 2루애서 선제 우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강백호와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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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로하스 주니어(오른쪽)가 1회말 무사 2루애서 선제 우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강백호와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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