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뜬삼삼뜬뜬뜬뜬땅' ML 88홈런 강타자 아직 韓 적응 중, ABS존에 '고개 갸웃'... 그래도 사령탑은 믿는다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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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패트릭 위즈덤.
KIA 패트릭 위즈덤.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던 거포가 한국에 왔는데, 시범경기 출발은 좋지 않다. 운도 따르지 않는 가운데, 사령탑은 여전히 믿음을 주고 있다.

위즈덤은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연전(8~9일)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 KIA는 이날 김도영이나 나성범, 최형우 등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위즈덤은 한국 무대가 처음이기에 타석에 들어와 공을 지켜보는 시간을 가졌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인 좌완 최성영을 상대한 위즈덤은 볼을 지켜보며 3볼-1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하지만 5구째 가운데 슬라이더에 배트를 냈지만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 3회초에도 첫 5개의 공을 모두 지켜보며 풀카운트까지 간 후 6구 만에 2루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위즈덤은 5회 투수가 우완 손주환으로 바뀐 상황에서 3번째 기회를 맞이했다. 역시 변화구 2개를 지켜본 후 다음 공으로 들어온 슬라이더에 배트를 냈지만, 느린 땅볼을 3루수 도태훈이 잘 처리하면서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위즈덤은 7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임정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 출루에 성공했다.


KIA 패트릭 위즈덤.
KIA 패트릭 위즈덤.
이날 4타석 3타수 무안타를 포함해 위즈덤은 시범경기 첫 3게임에서 9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 중이다. 볼넷을 제외하면 아직 출루가 없고, 잘 맞은 타구도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8일 롯데전에서는 삼진-뜬공-삼진, 다음날에는 삼진-뜬공-뜬공으로 아웃됐다. 아직 시범경기 초반이기는 하지만, 타석에서 소극적인 모습도 나오고 있다.

사령탑은 '적응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범호(44) KIA 감독은 9일 롯데전을 앞두고 "공을 확인하면서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의 스트라이크존도 확인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투수들의 공이 어느 정도로 변하는지 경험해야 할 시기이고, 오자마자 빵빵 치면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직은 존 확인이 완벽히 되지 않은 모습이다. 10일 경기에서 5회초 손주환의 2구째 높은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위즈덤은 고개를 갸웃했다. 생각한 스트라이크존과 결과가 달랐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KIA 패트릭 위즈덤이 10일 창원 NC전에서 5회초 높은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영상=TVING(티빙) 제공
KIA 패트릭 위즈덤이 10일 창원 NC전에서 5회초 높은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영상=TVING(티빙) 제공
이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안 나오는 걸) 신경은 쓰이지 않는다. 본인도 두세 경기 정도는 공을 많이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언젠가는 나올 것이다"고 말한 그는 "우리가 압박을 계속 주면 혼자 초조해서 궁지에 몰릴까봐 그런 얘기를 전혀 안 한다"고 했다. 이어 "아직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이 시기를 겪어야 한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반응했다.

위즈덤은 KIA가 3년 동안 동행한 소크라테스 브리토(33)와 결별하면서 데려온 선수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7시즌 동안 8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28홈런을 시작으로 3년 연속 20홈런을 터트렸던 파워가 있다. 빅리그에서도 6개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의 유틸리티 능력에 준수한 스피드까지 갖췄다.

이에 스타뉴스가 지난 1월 말 최근 5명의 야구해설위원에게 '최고의 신입 외국인 선수'를 설문한 결과, 위즈덤은 4명의 선택을 받아 타자 중에서 1위에 올랐다. 당시 한 해설위원은 "한국 투수 스타일에 잘 적응한다면 30개 이상의 홈런은 충분히 때려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워낙 보여준 게 많은 선수이기에 KIA도 급하게 나올 필요가 없다. 시범경기가 끝나기 전에 감을 찾을 수만 있다면, 빅리그 20홈런 타자의 면모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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