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타율 0.071→3월 0.385' 김혜성의 반전 드라마, 돌이키긴 너무 늦었나... '경쟁자는 日행 답변 받았다는데'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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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타격 훈련을 하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타격 훈련을 하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14타수 1안타에 허덕이던 김혜성(26·LA 다저스)은 3월 들어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선발과 대타를 가리지 않고 빼어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김혜성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랜데일에 위치한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범경기에 5회말 대주자로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2득점 1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지 기준 3월 돌입 후 완전히 달라졌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첫 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날린 김혜성은 꾸준히 안타를 신고했고 3월 8경기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2볼넷 2도루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시작은 발이었다. 5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날린 뒤 김혜성이 대주자로 등장했다. 볼카운트 2-2에서 김혜성은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는데 도루 저지에 강점이 있는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는 당황한 듯 공을 놓치며 송구를 시도하지도 못했다. 김혜성의 이번 시범경기 2번째 도루.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다시 한 번 도루 시도를 깔끔히 성공시켰다.

1사 2루에선 윌 스미스의 좌익수 뜬공 때 3루로 향했다. 그리 깊지 않은 타구였음에도 김혜성은 태그업을 했고 주저없이 3루로 뛰었다. 좌익수 케빈 그라함은 김혜성에게 당했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발로 한 점을 만들었다. 2사 1,3루에서 폭투가 나왔고 김혜성은 서서 홈으로 대시했다.

시범경기에서 타격을 펼치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시범경기에서 타격을 펼치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7회엔 첫 타자로 나서 로버츠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혜성은 로만 안젤로와 볼카운트 2-1에서 4구 존 가운데를 통과하는 시속 95.5마일(153.7㎞) 포심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쳐 좌익수 방면의 안타를 신고했다.

반가운 건 타구 속도가 103.4마일(166.4㎞)에 달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홈런을 제외하면

이어 상대 폭투 때 또 2루를 파고든 김혜성은 헌터 페두시아의 2루타 때 가뿐히 홈을 파고들었다.

전날엔 팀이 3-7로 끌려가던 7회말 2사 만루에 등장해 불리한 볼카운트 1-2에서 2타점 적시타를 작렬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무력시위를 했다. 더구나 전날은 97마일(156.1㎞)의 강속구를 공략했고 이날도 빅리그의 빠른공을 상대로 안타를 만들어내 의미가 컸다.

지난 겨울 다저스와 3+2년 2200만 달러(319억원) 계약을 맺은 김혜성은 '슈퍼 유틸리티'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주전 2루수 개빈 럭스가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되며 주전 가능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문제는 시범경기에서 너무도 커다란 부진을 보였다는 점이다. 2월 치른 6경기에선 16타석에 들어서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타율은 0.071까지 떨어졌다.

현지에선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앞서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직 확정적인 건 없다. 디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 기자는 10일 애슬레틱스전 이후 "로버츠 감독은 오늘 김혜성의 타석을 칭찬했다"면서도 "도쿄에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구단은 그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는 것과 애리조나(스프링캠프)에 머무르는 것 중 어떤 게 바꾼 스윙을 몸에 익히는 데 나을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다저스는 오는 18일과 19일 일본으로 향해 시카고 컵스와 도쿄시리즈에서 한 발 먼저 시즌을 개막한다. 이제 다저스에게 남은 시범경기는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뿐이다. 김혜성에겐 마지막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보가 들려왔다. 개막 로스터 최후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제임스 아웃맨이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는 10일 자신의 SNS에 "아웃맨이 말하길 자신이 일본으로 가는 다저스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26인 로스터에서 그의 상태는 여전히 TBD(To Be Determined·곧 결정될 예정)다"라고 전했다.

물론 아웃맨은 김혜성과 포지션이 다르다. 아웃맨은 외야의 백업 자원이고 김혜성은 현재로선 내야의 유틸리티다. 그러나 다저스가 현재 2루수와 중견수 포지션에 고민이 있는 상황이고 MLB닷컴은 30개 구단의 남은 한 자리에 대해 다루면서 "김혜성, 아웃맨, 앤디 파헤스 중 어느 선수가 26인 로스터에 승선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아웃맨이 구두 약속을 받았다는 건 김혜성으로선 불안감을 키우는 일이다. 3월 들어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주루 플레이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지만 평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혜성으로선 12일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다시 한 본 로버츠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저스 제임스 아웃맨. /AFPBBNews=뉴스1
다저스 제임스 아웃맨. /AFPBBNews=뉴스1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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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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