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삼성생명 '개막 4연패→7연승, PO 2연패→2연승', 사령탑도 "그래서 선수들에게 미안"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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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사진=WKBL 제공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사진=WKBL 제공
시즌을 4연패로 시작하고도 정규리그 3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 첫 2경기를 모두 패배했지만 끝내 5차전까지 갔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악바리' 같던 시즌을 마쳤다.

삼성생명은 11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58-70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역대 여자프로농구(WKBL) 역사상 최초의 포스트시즌 '리버스 스윕' 달성에 실패했다. 최근 3년간 3승 6패로 약했던 부산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배한 게 컸다. 그럼에도 최종 5차전까지 끌고 오며 기적 일보직전까지 갔다.

삼성생명은 3, 4차전에서 배혜윤을 벤치에서 출발시키며 재미를 봤는데, 이날 역시 비슷한 전략으로 나왔다. 초반 김아름의 3점포 등이 터지면서 삼성생명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어 배혜윤이 들어오며 한때 13-12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용인에서 다소 지친 듯 보였던 BNK 선수들의 에너지가 살아나면서 삼성생명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배혜윤이 전반에 이미 4반칙을 기록하면서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고 말았다. 이에 전반을 9점 차 열세로 마쳤다.


3쿼터 들어 삼성생명은 이해란이 부상으로 빠지며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이주연과 키아나 스미스의 활약 속에 5점 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4쿼터 BNK의 활발한 움직임에 밀리면서 결국 삼성생명은 패배하고 말았다.

삼성생명 키아나 스미스, 이주연, 배혜윤(왼쪽부터). /사진=WKBL 제공
삼성생명 키아나 스미스, 이주연, 배혜윤(왼쪽부터). /사진=WKBL 제공
'배드걸스'라는 구호를 앞세워 올 시즌 안정된 전력으로 우승후보로 꼽혔던 삼성생명은 개막 이후 4연패로 출발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곧바로 7연승을 달리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삼성생명은 이후 시즌 중후반까지 연패를 당하지 않으면서 한때 선두 싸움도 가능했다. 하지만 키아나 스미스의 부상 이후 4연패를 당하며 결국 3위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 2차전을 모두 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사례가 없다는 징크스에 발목잡혔지만, 그래도 BNK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임근배 감독의 뒤를 이어 처음 프로팀 사령탑이 된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플레이오프 탈락 후 "마지막에 져서 아쉽긴 한데, 처음인데도 (배)혜윤이를 포함해 전 선수가 따라와줘서 고맙다. 많은 공부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5차전까지 잘 끌고와줬는데 한 고비를 못 넘겼다. 좀 더 분발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미선) 코치나 김(명훈) 코치, (이)주한이나 (임)종혁이(인스트럭터)에게 고맙다"고도 했다.

그래도 삼성생명은 시즌 내내 끈질김을 보여줬다. 하 감독은 "4연패 할 땐 선수들을 믿어서 플레이오프에 못 갈 걱정은 안했다. 시리즈 2연패 때도 한 경기만 이기면 흐름을 탄다고 생각했다"며 "포기하지 않고 전 선수가 두 번을 이겨줬다. 그래서 오늘 진 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끈질김이 생긴 건 맞다. 그런 부분이 좋아진 걸 위안으로 삼아서 내년에 나은 모습, 높은 위치에 올라가겠다"고 했다.

"코치 때와 다르다"며 감독 첫 시즌을 돌아본 하 감독은 "임(근배) 감독님이 계실 때부터 좋은 팀 문화를 가져갔다. 저도 그 문화를 좋아한다. 성적이 나야겠지만, 조금 덜 난다고 해도 그런 문화를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이어 "채찍만 가한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적절히 연구해서 좋은 문화, 성적까지 낼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 하 감독은 "올 시즌은 소소하게 했다. 많이 배우고,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됐다는 걸 성적을 떠나 만족한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사진=WKBL 제공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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