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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홍원빈. /사진=양정웅 기자 |
홍원빈은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팀이 3-6으로 뒤지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송승환을 상대로 홍원빈은 초구부터 시속 153㎞의 강속구를 뿌려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같은 코스로 2개를 더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3번째 공은 154㎞까지 나왔다. 팀 동료들도 전광판을 보며 구속에 놀란 모습을 보였다.
이어 7번 도태훈에게는 볼넷을 내준 홍원빈은 대타로 나온 강타자 박민우에게 초구 바깥쪽 낮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뿌려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했다. 세 타자로 이닝을 마치고 홍원빈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날 홍원빈은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결과 자체보다도 놀라운 건 그의 구속이었다. 연신 150㎞를 훌쩍 넘기는 볼을 쉽게 던졌다. 총 9개의 공 중 투심 패스트볼로 분류된 마지막 공을 제외하면 모두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최저 152㎞, 최대 154㎞라는 놀라운 기록이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이 정도 스피드면 변화구가 필요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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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홍원빈. |
아직 1군에서는 한 경기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홍원빈은 어느덧 프로 7년 차를 맞이하는 선수다. 덕수고를 졸업한 후 2019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KIA에 지목을 받았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후 시속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항상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홍원빈은 지난해까지 퓨처스리그 통산 31경기 등판에 그쳤고, 2승 15패 평균자책점 12.56을 기록했다. 특히 71⅔이닝 동안 삼진을 44개 잡는 동안 4사구가 무려 107개(볼넷 92개, 몸에 맞는 볼 15개)나 나왔다. 지난해에는 9월 6일 삼성전에서 1이닝 1피안타 7볼넷 6실점을 기록하는 등 1⅓이닝 11볼넷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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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홍원빈. |
그래도 빠른 볼이라는 무기는 무시할 수 없었다. KIA는 2023시즌 종료 후 홍원빈을 호주프로야구(ABL)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했고, 올 시즌에도 육성선수 신분인 그를 스프링캠프에 데려갈 정도로 희망을 보이고 있다.
투구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홍원빈은 "생각한 것보다는 잘 들어가서 만족했다"며 자신의 피칭을 돌아봤다. 이어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내 공을 못 던졌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제(10일)는 던지고 내려오면서 후련한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감정은) 프로에 입단한 후 처음인 것 같다"고도 했다.
피해가지 않고 과감한 승부를 펼친 홍원빈은 "가운데만 보고 던졌다. 원래도 포수 사인에 고개를 젓지 않는데, (한)승택이 형이 워낙 직구만 던지라고 하셔서 믿고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어제 가지게 됐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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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홍원빈. |
홍원빈은 이번 겨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에서 투구 메커니즘을 다듬었다. 3000만 원의 최저연봉을 받는 그가 1500만 원을 털어 갈 정도로 절실한 마음이었다.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말한 그는 "엄청나게 바뀌어서 좋아진 것보다는, 팀에서도 코치님들과 하고 있었던 과정이 있었는데, 그런 게 좀 풀린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홍원빈은) 육성선수이기 때문에 다시 퓨처스리그에 내려보내서 운동을 하며 엔트리에 등록할 수 있는 시점(5월 1일)에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원빈은 "최근뿐만 아니라 지명받았을 때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던지는 상상을) 해봤다"며 1군 데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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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홍원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