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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 /사진=WKBL 제공 |
BNK는 11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70-5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BNK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하며 지난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당시 맞상대였던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올해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16일 오후 2시 25분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5전 3선승제로 진행된다.
지난 시즌 승률 0.200(6승 24패)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던 BNK는 비시즌 박혜진(35)과 김소니아(32)라는 거물급 FA(프리에이전트) 2명을 데려왔다. 기존에 있던 이소희(25), 안혜지(28)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에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33)까지 탄탄한 전력을 이뤄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기대애 부응하듯 BNK는 개막 6연승을 시작으로 10승 고지에 선착하는 등 순항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부터 이소희(발바닥 골멍)와 박혜진(발목)이 다치면서 전력 누수가 생겼다. 식스맨들의 고군분투 속에서도 지쳐간 BNK는 결국 5라운드 막판 우리은행에 1위를 내줬고,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도 이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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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왼쪽 2번째)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하지만 용인 징크스는 여전했다. 3차전에서 4쿼터에만 1-20으로 무너지면서 50-66으로 졌고, 4차전에서도 초반 야투가 들어가지 않으며 48-51로 석패했다. 이소희는 4차전 패배 후를 떠올리며 "5차전까지 지면 시즌 끝이다. 벼랑 끝에 섰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홈 스위트 홈'이었다. 홈에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한 BNK는 초반부터 삼성생명을 상대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상대 에이스 배혜윤이 전반에 파울 트러블에 걸린 걸 놓치지 않고 이소희 등이 공략에 나서며 득점을 이어갔다. 김소니아는 리바운드 14개를 잡아내며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보였다. 결국 BNK는 힘겹게 5차전을 이기고 아산으로 가게 됐다.
경기 후 박정은(48) BNK 감독은 "너무 힘들다. 선수 때까지 통틀어서 플레이오프를 이렇게 힘들게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WKBL 통산 포스트시즌 107경기(플레이오프 53경기, 챔피언결정전 54경기)에 출전하며 역대 1위에 오른 레전드다. 챔프전 우승만 5번을 차지한 박 감독조차도 진이 빠질 정도로 올해 플레이오프는 치열하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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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실내체육관에 BNK 박정은 감독의 선수시절 등번호 11번(왼쪽)이 걸려 있다. /사진=WKBL 제공 |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BNK는 우리은행에 0승 3패로 스윕패를 당했다. 당시를 떠올린 박 감독은 "그때는 감독 경험도 별로 없었고, 김한별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우리 색깔보다는 그 무대를 경험해보자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성장한 컬러를 보여드려야 하는 게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2년 전에 비하면 BNK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당시에도 정규리그 순위는 같았지만, 당시에는 무려 8경기 차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1.5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상대전적 역시 2년 전에는 1승 5패였고, 올해는 3승 3패에 369득점-354실점으로 우위에 있다. 그래도 박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위성우 감독님이 계신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올해 WKBL 플레이오프는 역대 최초로 양쪽 매치 모두 5차전 승부를 펼쳤다. 이에 챔피언결정전도 자연스럽게 체력전이 될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은 "박혜진이 그런 말을 안하는 선수인데 경기 끝나고 '내일 하루 쉬겠다'고 하더라. 선수들도 지쳤다"며 "하루 정도 쉬어줄 생각이다. 이후 선수들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만약 BNK가 올해 우승하게 된다면, 박 감독은 1998년부터 시작된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과연 박 감독은 전인미답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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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오른쪽)과 박혜진. /사진=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