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없어도 충분해' 사사키, 2번째 시범경기도 완벽 '4이닝 41구 무실점→2G ERA 0.00' 도쿄시리즈 출격 준비 완료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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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가 시속 160㎞의 불같은 강속구 없이도 자신이 얼마나 효율적인 피칭을 펼칠 수 있는지를 데이브 로버츠 감독 앞에서 증명했다.

사사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41구만 던져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지난 5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등판해 3이닝 동안 46구를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사사키는 마지막 시범경기에선 더 간결한 투구로 도쿄시리즈를 앞두고 컨디션 점검을 끝냈다.

1번 타자 다니엘 슈니먼을 가볍게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사사키는 타일러 프리먼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카일 만자도에겐 2루수 땅볼로 가볍게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마쳤다.

오타니 쇼헤이의 볼넷과 토미 에드먼의 선제 투런 홈런, 맥스 먼시의 추가 2타점 2루타로 4연속 볼넷으로 인한 밀어내기 2득점까지 6-0 리드를 안고 2회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더 과감한 피칭을 이어갔다.


2회 첫 타자 가브리엘 아리아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윌 베르넌에게 첫 삼진을 잡아냈다. 볼카운트 2-2에서 엄청난 낙차를 그린 스플리터를 던졌고 브레넌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오스틴 헤지스는 초구에 우익수 뜬공, 앙헬 마르티네스 또한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사사키가 경기 전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사키가 경기 전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풀고 있다. /AFPBBNews=뉴스1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사사키. /AFPBBNews=뉴스1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사사키. /AFPBBNews=뉴스1
2점의 득점 지원을 더 받은 사사키는 3회초 조나단 로드리게스를 초구에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난공불락의 사사키의 공에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작정하고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성과는 좋지 못했다. 밀란 토렌티노는 2구 시속 97.3마일(156.6㎞) 포심 패스트볼이 존 중앙으로 양하자 배트를 휘둘렀는데 타구는 멀리 뻗지 못하고 중견수 앤디 페이지스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다니엘 슈니먼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타일러 프리먼에게 초구 포심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은 뒤 스플리터를 던져 3구는 헛스윙, 4구는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타선이 폭발하며 9-0 리드에서 다시 4회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만자도를 상대로 바깥쪽 승부를 펼치다가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정공법을 택했다. 아리아스에겐 한복판에 패스트볼을 꽂아넣었음에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브레넌에게도 한복판으로 던진 94.9마일(152.7㎞)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4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흠 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최고 구속은 97.4마일(152.7㎞)로 첫 등판이었던 99.3마일(159.8㎞)에 비해 낮았지만 굳이 더 빠른 공을 던지지 않아도 빅리그 타자들을 손쉽게 상대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경기였다.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스플리터)을 자랑하는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이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2019년 NP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했고 통산 64경기에서 29승 15패 평균자책점(ERA) 2.10으로 호투했다.

특히 2022년에는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그해 9승 4패 ERA 2.02의 성적을 올린 후 이듬해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선발돼 일본의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사사키. /AFPBBNews=뉴스1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사사키. /AFPBBNews=뉴스1
사사키. /AFPBBNews=뉴스1
사사키. /AFPBBNews=뉴스1
이후 강력히 미국행을 희망했고 원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스가 지난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허락하면서 사사키는 빅리그 구단들을 설레게 했다. 결국 다저스에서 오타니, 야마모토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계약금 650만 달러(94억 4000만원)에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적은 몸값에 비해 구단의 기대치는 상당하다. 지난 경기 투구를 지켜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금까지의 투구 중 최고였다"며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온 듯 스프링캠프에서 몇 번 본 적 없던 99마일 이상을 몇 번이나 기록했다. 선수 본인에게나 우리에게나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는 더 강한 공을 뿌리지 않고도 얼마나 간단히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경기여서 로버츠 감독으로선 사사키에 대한 믿음을 더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일본에서 한 발 먼저 치를 개막전을 준비한다. 다저스는 일본으로 향한다. 오는 15일 도쿄시리즈 평가전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16일 한신 타이거스와 격돌한 뒤 18일과 19일 시카고 컵스와 도쿄시리즈에서 MLB 장기 레이스의 시작을 알린다. 사사키는 선수단과 함께 고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1차전 선발이 야마모토로 내정된 가운데 2차전에 자국 팬들 앞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사키가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사키가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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