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프로 23년차인데 체인지업 '완전 뜯어고쳤다'→시범 3G 무실점 행진, 변화 대성공 [대구 현장]

대구=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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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송은범.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나이 42세, 프로 23년 차의 베테랑 중의 베테랑 투수가 모든 걸 다 바꾼 구종을 들고 나와 퍼펙트 피칭을 보여줬다. 다시 기회를 얻은 송은범(42·삼성 라이온즈)이 시범경기 호투를 펼쳤다.

송은범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6회초 삼성의 5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삼성은 앞선 투수 김대우가 2사 후 오스틴 딘에게 볼넷을 내주자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4번 이영빈을 상대로 몸쪽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그는 2구째 낮은 체인지업으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선두타자 신민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6번 송찬의에게는 체인지업만 4개를 던져 타이밍을 뺏은 끝에 중견수 플라이를 만들었다. 2아웃을 잘 잡아낸 그는 문정빈에게도 헛스윙 삼진을 만들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날 송은범은 1⅓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로 삼진 하나를 잡아내면서 퍼펙트 피칭을 했다. 그는 경기 후 "평소 하던대로 오늘 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했던 대로 시즌 준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송은범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4⅓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피안타율은 0.071,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46에 불과했다. 도대체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송은범은 경기 후 "스프링캠프 초반 퓨처스팀에 합류해 있을 때, 최일언 (퓨처스) 감독의 조언으로 체인지업을 새롭게 가다듬었다. 오늘 게임에도 그립부터 모든 걸 다 바꾼 체인지업을 몇 구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프에서 변화를 준대로, 예전에 던질 때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던질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며 자신의 투구를 자평했다.

송은범.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송은범.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송은범은 2003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데뷔해 어느덧 프로 23년 차가 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28일 현재 KBO에 현역 선수로 등록된 사람 중 송은범과 같은 연차는 입단 동기인 SSG 노경은(41) 뿐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 프로에서 뛰고 있는 것이다. 2009년에는 12승과 3.13의 평균자책점으로 SK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이후 송은범은 KIA 타이거즈(2013~2014년), 한화 이글스(2015~2019년), LG 트윈스(2019~2023년) 등을 거치며 뿌리내리지 못했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에 빠졌다.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한 후 2018년 7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50으로 부활에 성공했지만, 이후로 그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 건 아니었다.

결국 2023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은 송은범은 지난해 초 JTBC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의 트라이아웃에 깜짝 출연했으나, 좋은 제구력에도 최고 시속이 135.7㎞에 그쳤고 결국 탈락했다. 그래도 그해 7월 말 삼성과 연봉 5000만원, 옵션 3000만원의 조건에 깜짝 계약했다. 삼성의 불펜 뎁스를 강화하기 위한 영입이었다.

8월 말 1군에 콜업된 그는 9경기에서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1.08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는 흔들렸지만, 삼성 불펜에 과부하가 온 시기를 잘 버텨줬다.

올 시즌에도 보류선수명단에 포함돼 6000만 원의 연봉에 재계약한 송은범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즌에 나선다. 과연 베테랑의 23번째 시즌은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까.

삼성 송은범.
삼성 송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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