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에 가장 쓸데없는 것' 최정 걱정, '14타석 무안타→홈런→홈런'... "신경 안 쓴다" 사령탑이 옳았다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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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이 13일 키움전에서 8회 대타로 나서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최정이 13일 키움전에서 8회 대타로 나서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14일 키움전에서 최정이 1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14일 키움전에서 최정이 1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SSG 랜더스는 KBO 최다 홈런의 주인공 최정(38)에게 4년 110억원을 안겼다. 시범경기 부진에도 사령탑은 "최정은 크게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단 2경기 만에 확인됐다.

최정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KBO 시범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투런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정이 시범경기 4차례 출전했으나 14타석에서 안타 없이 1볼넷 1몸에 맞는 공 4삼진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사령탑의 말이 정답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13일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최정, 한유섬 같은 선수들은 크게 신경 안 쓴다. 다 시즌에 맞춰서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시범경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정작 성적이 나오지 않자 조급해졌다. 그 때 추신수(43) 구단주 보좌역이 은퇴 시즌 선수로서 이 감독에게 해준 말이 큰 도움이 됐다.


SSG 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14일 키움전 투런포를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최정.
14일 키움전 투런포를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최정.
"작년 시범 경기 때 9등을 했다. 감독을 처음 맡았는데 솔직히 불안했다. '선수들에게 맡겨 놨더니 내가 좀 틀렸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면서 "그런데 추 보좌가 '감독님 지금 걱정 많이 되시죠'라고 묻더니 '시즌 들어가면 바뀔 겁니다.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는데 정말 시즌 때는 바뀌더라"고 전했다. 이를 그대로 믿었고 SSG는 시범경기의 우려를 딛고 5강권 경쟁을 펼치는 팀으로 변모했다.

물론 걱정이 뒤따르는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는 언제 꺾여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고 두 번째는 올 시즌을 앞두고 1군과 동행하지 않고 베테랑 5명과 함께 일본 가고시마 퓨처스(2군) 캠프로 향해 따로 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캠프 이원화'라는 말과 함께 우려가 나왔다. 이숭용 감독은 '이원화'가 아닌 '체계화'라며 베테랑들에게 굳이 장거리 비행을 시키면서 무리를 시키기보다는 스스로 몸을 만들며 자신들만의 루틴을 지키는 게 더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를 했다. 그만큼 더 많은 젊은 선수들과 1군 캠프에서 함께 하길 바랐고 반대로 2군 선수들은 베테랑들과 함께 호흡하며 동기부여를 얻길 원했다.

전제는 베테랑들이 가진 자율에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책임이란 뛰어난 몸 상태를 만들고 나아가서는 좋은 성적으로 직결되는 것까지였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최정과 베테랑들을 서로 독려하며 열심히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자율이라는 이름의 무거운 짐을 안고 있음에도 시범경기 초반 부진이 이어졌기에 예년의 부침과는 다소 다르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령탑은 조급하지 않았다. SSG는 1승 후 3연패를 당했는데 그럼에도 이 감독은 13일 경기에서 최정과 한유섬, 최지훈,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과감히 휴식을 부여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스프링캠프에서 쌓은 훈련의 성과를 확인하고 시즌 때 활용할 수 있는 옥석을 가려내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자신들의 루틴에 맞게 몸을 잘 만들어온 고참급 선수들은 체력을 비축하면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된다는 뜻도 담겨 있었다.

13일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최정(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13일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최정(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리고 최정은 세간의 우려가 기우라는 걸 단 번에 증명했다. 13일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최정은 8회말 대타로 출전했는데 호쾌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시범경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어 선발로 나선 14일 키움전에선 1회말부터 다시 불을 뿜었다. 1회말 1사 주자 2루에서 투수 김서준의 시속 131㎞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이 됐다. 전날에 이어 연타석 홈런.

팀이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5회말에도 최정이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2사에 타석에 나선 최정은 바뀐 투수 전준표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몸에 맞는 공, 박성한의 땅볼 타구 때 상대 실책으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오태곤이 좌전 안타를 날려 최정과 에레디아가 홈을 밟았다. 이후 마운드가 리드를 잘 지켜내며 5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최정은 "어제 강병식 타격 코치님과 연습 때부터 디테일한 부분을 수정했다. 계속 연습을 해왔는데 조금씩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틀 연속 홈런이 나와서 기분 전환이 된 것 같다"며 "전날 경기에서 후반에 대타 한 타석을 소화하겠다고 이숭용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경기 전부터 계속 연습하고 있었는데, 홈런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이 나오고 있어 기쁘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스프링캠프 때부터 몸을 잘 만들어왔다"며 "시범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시즌 개막을 맞이하고 싶다. 팬분들께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SSG 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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