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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건우가 14일 키움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김건우(23)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KBO 시범경기에 선발 박종훈(4이닝 2실점)에 이어 5회부터 등판해 4이닝 동안 63구를 던지며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전 3이닝 무실점에 이어 연이은 호투로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우위를 점했다.
2021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유니폼을 입은 뒤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국군체육부대(상무)를 거쳐 지난해 9월 복귀한 김건우는 트레이드로 떠난 오원석(KT·24)의 공백 속에 5선발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선발진에 좌완이라곤 김광현이 유일하기에 김건우의 성장은 SSG로선 더 반가운 일이다. 2020 1차 지명자로 5시즌 동안 27승을 올렸지만 결국 기대만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던 오원석의 아쉬움을 덜어줄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첫 경기에서 씩씩한 투구로 사령탑을 미소짓게 했다. 앞서 이숭용 감독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투구 후) 물어보니까 처음에는 조금 긴장했는데 던지면서 풀렸다고 했다. 그래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며 "선발 경쟁이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박종훈에 이어 김건우의 등판을 예고하며 "이제 마지막 한 번의 기회만이 남았다"고 선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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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가 키움전 역투를 펼치고 있다. |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적극적인 승부를 벌였고 6회에도 손쉽게 정리했다. 여동욱에게 2사에서 안타를 맞긴 했으나 권혁빈을 상대로 몸쪽 하단을 찌르는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7회엔 전태현에게 철저한 몸쪽 공략으로 투수 땅볼을 유도한 뒤 강진성과 장재영에겐 모두 높은 코스의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군더더기가 없었다. 김동헌과의 승부도 인상적이었다 7구까지 볼은 단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과감하게 존을 공략했다. 결국 바깥쪽 체인지업에 김동헌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김동엽에게 던진 직구를 통타 당해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이어 상대한 이용규를 포수 땅볼로 돌려세운 걸 끝으로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이날도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속구 최고 시속은 147㎞까지 찍혔고 우타자에겐 직구와 체인지업, 좌타자에겐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까지 섞어가며 공격적인 투구로 키움 타자들을 제압했다.
가장 돋보인 건 공격성이다. 경기 후 만난 김건우는 "투구 템포가 빠르게 한 게 저에게 도움이 됐고 타자와 무조건 싸워서 이기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을 맞고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 있었던 건데 그걸 홈런으로 실점했지만 그건 내 실수이기에 빨리 인정하고 다음 타자가 누군지 생각했다"며 "너무 아쉽긴 했는데 볼넷을 깔아놓고 맞는 게 아니라 그냥 홈런 하나였기 때문에 전혀 마이너스가 되진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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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에게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는 김건우. |
경헌호 코치도 칭찬을 보낸다. 김건우는 "코치님께서 너무 좋은 투구라고 해주셨다. 주자를 쌓아놓고 맞는 것과 솔로 홈런 맞는 건 전혀 다른 투구라고 해주셨다"며 "(볼넷을 줄이자는 건) 항상 스스로 외치는 주문이다. 볼넷을 안 줘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단 타자와 빠르게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바꿔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의 재검진 결과를 전했다. SSG는 "화이트의 우측 햄스트링 부위가 80% 이상 회복 됐다"며 "24일 재검사 진행 후 특이 사항이 없으면 이후 불펜 피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2일 개막전에 맞춰 돌아오는 건 불가하지만 예정대로라면 다음달 중순경 선발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건우에겐 자신을 어필할 수 없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이미 5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종훈(2경기 6⅓ 6자책), 송영진(1경기 3이닝 3실점), 정동윤(1경기 3⅓이닝 5실점)에 비해 월등히 좋은 성적으로 사령탑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좌투수로서 김광현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다면 선발진의 다양성을 더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김건우는 "좌우 타자를 상관하지 않고 몸쪽에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며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선발을 한다면 도움이 크게 될 것 같아 이 부분은 계속 갖고 갈 예정"이라고 어필했다.
그러나 1차적인 목표는 생존이다. 김건우는 "일단 개막 로테이션에 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일단은 1차 목표가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목표를 차근차근 세우겠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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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가 키움전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