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세영(오른쪽)이 17일 BWF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왕즈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에 2-1(13-21, 21-18, 21-18)로 역전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참가한 4개 대회에서 20연승을 질주하며 적수가 없음을 증명했다. 특히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준결승 때부터 고통을 호소했지만, 끝까지 이를 참아내고 결국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초반에는 세계랭킹 2위 왕즈이의 공격에 밀려다닌 안세영이었다. 몸 상태가 허락하지 않으면서 수비에서도 이전만큼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1게임은 13-21로 패배했다. 2게임 들어서도 힘겨워 했던 안세영이지만, 막판부터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결국 18-18에서 왕즈이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전에 성공했고, 끝내 게임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이후 3게임에서도 안세영은 무릎 통증을 느끼며 얼음찜질을 했지만, 경기에서만큼은 온 힘을 쏟아냈다. 하지만 왕즈이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18-18 상황에서 상대의 실수 속에 결국 지막 판을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 |
안세영이 17일 BWF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렇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안세영이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그는 절뚝이며 왕즈이에게 다가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어 안세영은 마이크를 잡은 후 "왕즈이 선수가 최선을 다해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 다음 번에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봅시다"고 말하며 박수를 쳤고, 통역을 들은 왕즈이 역시 미소를 지었다. 국적을 떠나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것이다.
이 영상이 올라온 중국 시나 스포츠에는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두 사람은 각별하고, 정말 멋지다", "강자들끼리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모두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며 좋은 반응이 달렸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안세영은 통산 10승 4패로 왕즈이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7승 1패로 천적의 면모를 보이던 안세영은 이후 부상 여파 속에 기복을 보이며 1승 3패로 밀렸지만 올해 열린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이어 이번 대회까지 잡으면서 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
경기 후반 안세영(왼쪽)과 왕즈이가 모두 지친 기색을 나타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