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 또 휘저었다! '안타+2득점' 헬멧 내동댕이 승부욕까지... 타율 4할대 '위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AFPBBNews=뉴스1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지환(26)이 시범경기에서 또 상대를 빠른 발로 휘저었다.

배지환은 18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클랜드 퍼블릭스 필드 앳 조커 머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배지환의 시범경기 성적은 15경기에 출장해 타율 0.438(32타수 14안타) 1홈런 2루타 4개, 3타점 11득점, 1볼넷 5삼진 3도루(2실패) 출루율 0.455 장타율 0.656 OPS(출루율+장타율) 1.111이 됐다. 팀 내 득점 부문 1위다.

시범경기 내내 배지환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최근 6경기 동안 14타수 6안타를 마크했다. 지난 12일 뉴욕 양키스와 시범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던 배지환은 1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침묵했다.

하지만 15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안타 생산을 재개한 뒤 1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는 멀티히트 경기에 성공했다. 전날(17일) 1타석에만 등장해 범타로 물러났던 그는 이날 2경기 만에 안타를 때려냈다.


배지환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배지환은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볼 코스로 들어온 낮은 89마일(143.2km)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타구는 좌측 외야 방면으로 높이 떴다. 그런데 디트로이트 좌익수 저스틴-헨리 말로이가 타구 방향을 놓치며 뒷걸음질을 쳤다. 햇빛에 타구가 들어간 듯했다.

결국 좌익수가 엉거주춤하다가 뒤늦게 슬라이딩까지 시도한 끝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 사이 배지환은 빠른 발을 활용해 2루에 안착했다. 공식 기록은 저스틴-헨리 말로이의 실책이었다. 출루에 성공한 배지환은 후속 엔디 로드리게스의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3루타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 공식 SNS 갈무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AFPBBNews=뉴스1

배지환은 피츠버그가 2-5로 뒤지고 있던 3회초 1사 1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배지환은 여전히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디트로이트 선발 리스 올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높은 싱커(151.9km)를 공략했다. 타구는 2루 베이스를 향해 굴러갔으나, 디트로이트 내야진의 수비 시프트에 정확히 걸리고 말았다. 결국 배지환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배지환은 팀이 4-6, 2점 차로 추격하던 5회초 1사 1루 기회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투수는 올슨. 배지환은 볼카운트 1-1에서 바깥쪽으로 낮게 빠지는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타구는 슬라이딩을 시도한 2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며 외야 우중간으로 향했다. 여기서도 배지환의 폭풍 질주가 빛났다. 상대 우익수가 3루를 향해 뛰어가는 1루 주자를 잡기 위해 3루 송구를 시도했다. 이를 본 배지환은 과감하게 2루로 돌진하며 세이프에 성공했다. 공보다 배지환의 발이 빨랐다.

계속해서 로드리게스의 1루 강습 타구를 디트로이트 1루수 콜트 케이스가 놓치고 말았다. 자신의 옆으로 굴러가는 공을 기민하게 잡은 뒤 1루로 토스를 시도했으나 뒤로 빠졌다. 이 사이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 배지환까지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6-6 원점으로 돌렸다.

배지환은 양 팀이 6-6으로 맞선 6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으나, 1루 땅볼로 물러났다. 배지환은 1루에서 아웃된 후 헬멧을 갑자기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며 승부욕도 드러냈다. 배지환은 7회말 수비를 앞두고 요르다니 데 로스 산토스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피츠버그는 10안타를 때려내고도 14안타의 디트로이트를 꺾지 못했다. 6회말 2점을 허용한 뒤 7회 1점을 더 내준 끝에 6-9로 패했다.

한편 이런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에서는 배지환의 개막 로스터 합류가 어려울 거라 보고 있다. 앞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피츠버그의 개막 엔트리 26인을 예상했는데 배지환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피츠버그 주전 외야수로 브라이언 레이놀즈, 토미 팸, 오닐 크루즈가 꼽혔으며, 프레이저와 제러드 트리올로, 잭 스윈스키가 백업 야수로 이름을 올렸다. 과연 배지환이 시범경기에서 계속 맹활약을 이어나가면서 빅리그 개막 로스터에 극적으로 합류할 수 있을 것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 공식 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