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잃는 사고+슈퍼마켓 직원'→33세 英 국대 승선! 이런 인간승리 또 있을까 "모두 날 의심했는데..."

박건도 기자 / 입력 : 2025.03.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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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번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카라바오컵 우승컵을 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댄 번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카라바오컵 우승컵을 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야말로 인간승리다. 만 33세 나이로 생애 첫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승선한 댄 번(뉴캐슬 유나이티드)이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영국 매체 'BBC'의 19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번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대표 선수로 공식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매번 의심을 받으며 선수 경력을 이어왔다. 많은 사람이 내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을 대표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나는 여기 있을 자격이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파란만장한 선수 경력이다. 매체에 따르면 번은 11살 때 뉴캐슬 아카데미에서 방출됐다. 16살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고향 블라이스의 슈퍼마켓에서 카트를 미는 일용직 노동까지 했다. 2009년 청소년 계약으로 리그2(4부리그) 달링턴에 합류하기 전까지 아마추어팀인 블리스 스파르탄스에서 뛰었다.

댄 번(왼쪽)이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댄 번(왼쪽)이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10대 후반까지도 번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BBC'는 "번은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뒤 팀 동료 세 명과 함께 매번 훈련장까지 출퇴근했다"며 "토요일마다 아르바이트를 했다. 번 돈보다 출퇴근 비용이 더 많았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주유비를 청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리그2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번은 2011년 18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팀인 풀럼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번은 풀럼에서도 5년간 61번의 리그 출전에 그치는 등 철저히 후보 선수로 분류됐다. 다시 하부리그 선수가 된 번은 2018년이 돼서야 프로 무대 적응을 마쳤다.


당시를 회상한 번은 "풀럼에서 방출될 때까지 기복이 심했다"며 "다만 타인의 의견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뭘 잘 할 수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첫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 나선 댄 번. /AFPBBNews=뉴스1
첫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 나선 댄 번. /AFPBBNews=뉴스1
2022년 번은 뉴캐슬에 합류해 에디 하우(48) 감독 지도 아래 주전 선수로 거듭났다. 번은 30세가 돼서야 뉴캐슬 핵심 센터백으로 거듭났다.

굴곡 있는 선수 생활을 보냈던 번은 어느새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번은 손가락 하나가 없다. 'BBC'에 따르면 원래 골키퍼였던 번은 13살 때 사고로 오른손 약지를 잃는 불운을 겪었다.

EPL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번은 이번 달 리버풀과 잉글랜드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리며 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된 지 불과 며칠 만이었다.

번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나는 그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합류한 것이 아니다. 뛰고 싶다. 모든 사람의 꿈은 월드컵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댄 번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댄 번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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