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수비 달인' 亞쿼터, 우승으로 화려한 마침표 도전... "이기려는 마음 앞서지 않을 것" 오히려 침착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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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이이지마 사키가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BNK 이이지마 사키가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 BNK 썸의 창단 첫 우승 도전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33). 이별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승이라는 마침표를 찍기 위해 나서고 있다.

사키는 19일 BNK의 훈련이 진행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이제 우승하게 되면 경기가 없지 않나. 그래서 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진행된 WKBL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지명된 사키는 BNK의 정규리그 호성적에 기여했다. 30게임 전 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 33분 47초를 소화하며 9.6득점 5.3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일본 W리그 시절 스틸 1위(2018~19시즌)에 올랐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지닌 수비는 WKBL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한국에 온 후 폼을 교정하고는 슛 능력도 더욱 좋아졌다. 팀원들과도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보이며 적응도 빠르게 했다. 박정은 BNK 감독도 "처음에는 웃지 않아서 시크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사키의 활약은 빛났다. 아산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16일)에서는 이민지의 볼을 2번이나 스틸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여기에 2차전에서는 후반에만 13득점을 기록했다. 그동안 공격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동료들이 막히자 본인이 해결사로 나섰다.


사키는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는 현재 몸 상태에 대해 "그래도 플레이오프 때보다는 괜찮다. 그때는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산과 부산을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래도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이이지마 사키가 18일 열린 2024~25 WKBL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 후 방송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이지마 사키가 18일 열린 2024~25 WKBL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 후 방송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2차전에서 공격에 힘을 쏟은 사키는 "(이)소희나 (김)소니아, (박)혜진 언니한테 압박수비가 붙어서 자연스럽게 찬스가 많이 간 것 같다"고 했다. 경기 후 방송인터뷰도 진행한 그는 "하은주 해설위원님이 일본어를 하셔서 긴장 안 하고 편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순위가 더 높았고, 상대전적은 3승 3패로 팽팽했던 우리은행을 상대로 BNK는 전력의 우위를 보이며 2차전까지 모두 잡았다. 사키는 "우리은행도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다 보니 피로도가 많이 쌓였고, BNK도 정규시즌 때보다 공격에서의 움직임이나 수비에서 약속된 행동을 지키려는 게 많이 보여서 개선됐다"고 얘기했다.

평소에 사키와 많은 장난을 친다는 안혜지는 플레이오프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난 3점슛 성공을 앞세워 팀에 기여하고 있다. 사키는 "초반에는 3점슛이 약점이라서 다들 새깅 디펜스를 했는데, 혜지도 억울한 마음이 있었는지 슈팅 연습도 마지막까지 하더라. 그래서 연습의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후반기 이소희와 박혜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사키의 플레이타임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미 지난해 12월 응급실에도 다녀왔던 그는 1월 30일 하나은행과 2차 연장에서 49분 20초, 2월 10일 KB스타즈와 1차 연장에서도 45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다. 체력 관리를 언급한 그는 "밥을 많이 먹고, 움직일 때는 많이 움직이면서도 잘 쉬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는 의식적으로 많이 먹고, 시간 날 때는 사우나에서 회복한다"며 자신만의 비법을 소개했다.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힘든 상황에서도 팬들의 응원은 사키에게 힘이 된다. 그는 "플레이오프 때 원정 2경기(3, 4차전) 끝나고 부산으로 왔는데, 홈이다 보니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BNK는 1승만 더 하면 2019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다. 대업이 눈앞에 왔지만, 사키는 침착하게 기본기를 강조했다. 그는 "수비나 리바운드에서 약속한 걸 지키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며 "이기려는 마음이 너무 앞서지 않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는 내년 시즌 영입선수부터 재계약이 허용된다. 이에 사키는 다시 드래프트에 나와 운이 맞아야 BNK와 다시 만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사키는 "이번 시즌 영입선수도 많아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BNK를 떠날 수도 있기에 더 우승하고 싶겠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BNK는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이기고도 3, 4차전을 내주며 리버스 스윕에 몰릴 위기에 처했었다. 그때 기억을 모두가 잊지 않았다. 사키는 "플레이오프 때는 두 번 이기고 두 번 졌다. 그래서 (박)혜진 언니도 '내일(3차전) 경기가 중요하다고 해서 꼭 잡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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