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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감독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
영화 '승부'의 김형주 감독이 '마약 혐의' 유아인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은 가운데, 개봉을 앞두고 심경을 전했다.
김형주 감독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 조훈현(이병헌 분)과 이창호(유아인 분)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담은 영화로, 실화와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한다.
'승부'는 제작 당시부터 이병헌과 유아인이 각각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로 분해 호흡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2021년 4월 촬영을 완료했지만, 유아인의 마약 혐의 등으로 인해 4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마약 사건 이후로 연락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 배우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배우들과 스킨십을 많이 하지 않는다. 중간에 유아인 배우가 부친상을 당해서, 그때 조문을 가서 얼굴을 본 것이 전부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긴 대화는 하지 못했다"라며 "저와 대면했을 때는 짧게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은 영화 완성본은 못 봤다. 2022년 배우, 스태프들과 시사회를 했는데 그때 유아인은 해외에 있어서 함께 하지 못했다"라며 "영화는 처음 생각한 것과 전체적인 흐름은 거의 동일하다. 유아인 배우의 장면을 들어내거나 한 것도 거의 없다. 저 역시 수백 번 시뮬레이션을 해봤지만, 몇 컷, 몇 개의 씬을 드러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상대 배우와 함께하는 액션과 리액션이라 그대로 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연기를 평가하며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먼저 캐스팅된 상황에서, 유아인이 캐스팅되면서 외모적으로나 연기로 다른 모습이라서 좋았다. 유아인은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주눅 들지 않는 배우였다"라며 "기존에 유아인 배우가 해온 음울한 느낌이나 광기 어린 느낌과 대비되게,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사건이 났다고, 그런 평가나 좋았던 기억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 감독은 '승부' 언론시사에에서 유아인의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주연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무책임할 수 있고 실망스러울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회구성원으로 잘못을 범했기에 처벌을 받는 상황이라 그 부분은 제가 더 말씀드릴 것은 없다"라며 "(감독으로서) 저는 영화 속 대사처럼 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있는 느낌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막막했다. 이제 출구 쪽에 개봉이라는 한 줄기 빛이 보여 감격스럽기도 하다. 저 못지않게 함께 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도 개봉을 기다렸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법정 구속됐던 유아인은 지난달 석방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에게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유아인은 석방된 지 한 달 만에 '승부'로 스크린에 복귀하게 됐다.
'승부'는 3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