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필승조가 충격의 1이닝 8실점 대참사라니... 너무나 잔인했던 NC 초보 감독 데뷔전

광주=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3.2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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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불펜 김재열(가운데)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8회말 KIA 한준수에게 스리런포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NC 불펜 김재열(가운데)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8회말 KIA 한준수에게 스리런포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의 호투가 펼쳐지며 사령탑의 계산대로 되는 듯했다. 그리고 맞이한 1점 차 리드 상황. 리드를 지키기 위해 불펜에서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는 필승조를 앞세웠으나, 1이닝에만 대거 8실점 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초보 감독의 잔인한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NC 다이노스는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개막전에서 2-9 역전패를 당했다.


팀 내 최고 에이스라 할 수 있는 1선발이 출격한 개막전. NC는 로건 앨런을 선발로 앞세웠다.

경기에 앞서 이호준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오늘 경기는) 3점 이상 기대하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선발로 나서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어 이 감독은 "(우리 팀의) 로건도 좋다. 두 투수가 올해 첫 경기라, 분명 많은 공을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간 싸움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네일을 박살내겠다' 이런 말은 않겠습니다"라면서 "제가 타자 입장이라도 굉장히 치기 어려울 것 같다. 선발이 잘 버텨주고, 6, 7회부터 바뀐 투수를 공략해서 승부를 걸면 어떨까 생각했다. 네일보다는 뒤쪽을 생각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경기는 이 감독의 구상대로 흘러갔다. 네일은 실제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네일은 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투구 수는 66개에 불과했다. 그런 네일을 상대로 NC는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것이다. 이 감독의 예상이 들어맞은 셈이다.

그리고 6회초. KIA의 두 번째 투수 곽도규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 감독의 계산이 또 적중했다. NC가 KIA의 바뀐 투수를 공략한 것. 1사 후 김주원이 우중간 안타를 친 뒤 손아섭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여기서 KIA는 곽도규를 내리고 조상우를 올렸다. 하지만 조상우는 데이비슨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박건우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2-1 NC의 역전 성공. 이제 필승조가 1점 차 리드를 잘 지켜낸다면, NC가 개막전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게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신들린 예측을 했다는 찬사와 함께 이호준 감독의 사령탑 데뷔 첫 승리까지 챙길 수 있는 상황. 로건이 6이닝(94구)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6회까지 책임진 가운데, 7회부터 필승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NC 1선발 로건 앨런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5회 자신의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NC 1선발 로건 앨런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5회 자신의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NC 불펜 전서민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8회 역투하고 있다.
NC 불펜 전서민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8회 역투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김태경. 7회 김태경은 2사 후 이우성에게 중월 2루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대타 한준수를 2루 땅볼로 잘 솎아내며 이닝을 삭제했다. 그리고 8회. NC의 두 번째 필승조 주인공은 전사민이었다. 그러나 전사민이 무너지고 말았다.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안타를 내준 뒤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대타 홍종표는 좌익수 파울 플라이 아웃. 다음 타자는 나성범. 좌완 불펜을 투입할 법했지만, NC의 불펜 투수 중 좌완은 김태현 1명밖에 없는 상황. 결국 나성범이 우중간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사실상 KIA로 이날 경기의 흐름이 다시 넘어간 순간이었다.

후속 위즈덤에게 볼넷을 던진 뒤에야 NC는 투수를 김재열로 교체했다. 그렇지만 최형우가 2타점 중월 적시 2루타, 김선빈이 2타점 좌전 적시타, 박정우가 우익수 방면 2루타, 한준수가 우월 스리런포를 연달아 터트리며 9-2,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과적으로 8회에만 8점을 허용하며, NC의 필승조가 처참하게 무너진 순간. 더불어 이 감독이 자신의 고향인 광주에서 사령탑 데뷔 승을 거두는 장면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제 시즌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시즌이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도 필승조가 무너지면서 다 잡은 경기를 놓친다면, 충격파는 2배, 그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 NC는 김영규가 어깨 부상에서 재활 중이다. 또 지난해 11월 3년 최대 12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임정호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다만 이날 투구 내용이라면 필승조의 변화가 분명 필요해 보인다. NC는 23일 라일리를 선발로 앞세워 반격에 나선다.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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