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제친' 한화 외인, 이강철도 인정했다 "개막전 선발 예상, 내가 봐도 안 쓸 수 없겠더라" [수원 현장]

한화 코디 폰세.

숱한 투수들을 길러낸 '명장' KT 위즈 이강철(59) 감독도 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로 코디 폰세(31)를 예상했다.

이강철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한화 이글스와 2025년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점점 가면서 (개막전 선발이) 폰세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봐도 안 쓸 수가 없겠더라"고 감탄했다.


한화는 시범경기 종료 시점에서 사실상 개막전 선발 투수로 폰세를 확정했다. 지난 18일 강설 취소된 삼성 라이온즈와 마지막 시범경기 선발 투수로 류현진(38)을 내세운 것. 당시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등판할 예정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60개 이상 던졌으니 오늘은 70개까지도 생각했다"며 "그 계획이 눈으로 취소됐다. 하늘이 하란 대로 해야지 어쩌겠나. 순리대로 가려 한다. 류현진은 워낙 자기 페이스를 잘 컨트롤하는 선수이니까 알아서 잘 던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류현진은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국 야구의 상징과 같은 선수였다. 2006년 데뷔 후 2013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5번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고,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으로 복귀해서도 여전히 첫 주자는 류현진이었다. 그런 류현진을 제치고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은 폰세에게 당연하게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었던 폰세는 올 시즌 한화에 합류했다.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과 함께, 슬라이더, 포크, 커브,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안정적으로 구사하는 팔색조 투수다.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 9이닝 10탈삼진으로 압권의 투구를 보여주면서 개막전 선발 자리를 꿰찼다.


적장이지만, 이강철 감독은 폰세를 향해 공개적으로 칭찬하던 감독 중 하나였다. 한화가 개막전 선발을 류현진이 아닌 폰세를 내세운 것도 충분히 이해했다. 류현진이 지난해 한국으로 복귀해 KT를 상대로 가장 많이 등판해 6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50, 34이닝 31탈삼진으로 좋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한화 류현진.

이 감독은 "현진이도 지난해 우리한테 그렇게 썩 재미를 못 봤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폰세를) 깨야 한다. 좋은 투수다. 하지만 우리 헤이수스도 그에 못지않은 투수고 당일 컨디션 싸움이라 생각한다. 폰세가 더 긴장할 수도 있는 일이다. 우리는 지난해처럼 버티고 버티면서 해보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KT는 강백호(지명타자)-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포수)-문상철(1루수)-천성호(2루수)-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전날(21일) 제4외야수 장진혁이 오른쪽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서 개막 엔트리에도 변화가 있었다. 올 시즌 KT는 테이블세터를 강화한 가운데 새 4번 타자 자리는 김민혁이 꿰찼다. 김민혁은 올해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333(18타수 6안타) 4타점, 출루율 0.381 장타율 0.444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당분간 이 라인업으로 가려 한다. 지금 3, 4, 5번이 우리 팀에서 가장 콘택트가 좋은 타자들이다. 앞에서 잘해주고 뒤에서 삼진 적고 콘택트 있는 선수들이 인필드 타구를 치면 뭔가 이뤄질 수 있다"며 "원래 장성우를 4번으로 쓰려고 했는데 발이 조금 느리다. 김민혁이 장타는 가끔 나오지만, 장성우가 뒤에서 장타를 치면 베이스 2개씩 갈 수 있는 발이 된다. 6번의 문상철도 장타가 있고 그다음 3명은 출루율이 나쁘지 않고 발도 빠르니까 이렇게 짜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