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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심우준이 22일 수원 KT전 7회초 2사 2루에서 역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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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심우준이 22일 수원 KT전 3회초 첫 타석에서 친정팀 KT 홈팬이 있는 1루를 향해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
한화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KT 위즈에 4-3으로 역전승했다.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심우준이었다. 심우준이 지난해 11월 생애 첫 FA 자격을 얻고 한화와 4년 최대 50억 원(계약금 24억원, 연봉 총액 18억원, 옵션 8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공교롭게도 이적 후 첫 공식 경기가 친정팀 KT전이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옛 제자와 만남에 "발 빠른 심우준이 출루하면 우리가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같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 번 봐야겠다"고 경계했다. 이에 심우준은 "차라리 일찍 만난 것이 다행이다. 설레지만 긴장은 되지 않는다. 똑같이 원정에 온 느낌"이라며 "스트레스를 겪게 해드려야겠다. 같이 있을 때 몰랐던 부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자신의 말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한 심우준이다. 첫 타석에서 1루, 포수 후면석, 3루를 향해 차례로 90도 인사를 건넨 심우준은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황영묵의 동점 적시타로 2-2가 된 7회말 2사 2루에서 김민수의 3구째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강점인 수비와 주루에서도 존재감을 발했다. 3회 첫 타석에서 2사에 나온 심우준은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김태연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고, 이어진 적시타에 홈까지 밟았다. 5회말 1사 1, 2루에서는 김민혁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안치홍으로부터 받아 빠르게 2루를 밟고 1루로 던져 병살로 연결했다. 기민한 움직임이 돋보이는 플레이. 심우준의 역전 적시타 이후 8회 노시환의 쐐기 솔로포가 터지면서 한화는 2020년 인천 SK(현 SSG)전 승리 이후 계속된 개막전 연패를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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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심우준이 22일 수원 KT전 3회초 김태연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더그아웃에 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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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투수 코디 폰세가 22일 수원 KT전에서 5회말 심우준의 호수비에 인사하고 있다. |
하지만 박상원(1이닝)-김서현(1이닝)-한승혁(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실점 없이 남은 이닝을 막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무리 주현상은 9회 1실점으로 팀 리드를 지키며 첫 세이브를 따냈다. 한화 타선은 안타 수가 6개 대 11개로 적었음에도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승리를 따냈다. 노시환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심우준이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로 활약했다. 대타 황영묵은 동점 적시타를 비롯해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이날 한화는 김태연(좌익수)-문현빈(지명타자)-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안치홍(2루수)-임종찬(우익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코디 폰세.
이에 맞선 KT는 강백호(지명타자)-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포수)-문상철(1루수)-천성호(2루수)-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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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헤이수스가 22일 수원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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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폰세가 22일 수원 KT전에서 심판을 바라보고 있다. |
한화의 폰세는 좀처럼 자신의 투구 리듬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회말 선두타자 문상철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천성호 타석에서 폰세의 보크로 무사 2루가 됐다. 천성호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배정대가 우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추가점을 냈다. 한화 우익수 임종찬이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홈보살을 시도했으나, 문상철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 조금 더 빨랐다.
2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헤이수스는 3회 갑자기 흔들렸다. 임종찬과 최재훈을 삼진으로 솎아낸 헤이수스는 심우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여기서 김태연의 존재감이 빛났다. 3구째 체인지업을 걷어올린 타구가 좌측 파울 폴대 바깥쪽으로 살짝 빗겨 나갔다. 비디오 판독 끝에 파울이 됐으나, 김태연은 그에 아랑곳않고 10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중간 외야에 뚝 떨어지는 안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한화의 1-2 추격.
양 팀 선발 투수들은 곧 안정을 찾았다. 헤이수스는 4회와 5회 모두 출루는 허용했으나, 위기 때마다 삼진을 솎아냈다. 폰세는 4회를 공 10개로 삼자범퇴 처리한 뒤 5회 수비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선두타자 강백호가 2루수 직선타로 처리됐고 로하스 주니어와 허경민이 연속 안타로 출루한 위기에서 김민혁이 유격수 심우준의 침착한 수비에 병살타로 물러났다.
승부처는 7회였다. 한화가 1-2로 지고 있는 7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대주자 이원석이 들어왔고, 임종찬의 타석에는 황영묵이 들어섰다. 이원석이 2루를 훔치고 황영묵은 우익선상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심우준은 2사 2루에 타석에 들어와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로 때려냈다. 한화의 3-2 역전이었다.
8회초 1사에서는 노시환이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통타해 중월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KT는 9회 김상수의 솔로포가 터졌으나, 더이상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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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영묵이 22일 수원 KT전 7회초 대타로 들어서 동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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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이 22일 수원 KT전 8회초 중월 솔로포를 때려내고 포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