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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운데)가 23일 수원 한화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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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운데)가 23일 수원 한화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2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KT는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에 5-4로 승리했다.
양 팀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호투와 야수들의 호수비에 정규시즌 내에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6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각각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성공했다.
KT는 4회 집중타로 대거 3점을 뽑아냈고 9회까지 병살만 두 차례 끌어내는 탄탄한 수비로 주도권을 잡았다. 한화에는 노시환이 있었다. 6회 1사 1, 2루에서 깨끗한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더니, 9회초에는 국가대표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려 끝내 4-4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갈린 건 연장 11회말이었다. 장성우의 볼넷 출루, 오윤석의 땅볼 타구, 천성호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배정대는 주현상을 상대로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면서 팀에 첫 승을 안겼다.
경기 후 만난 배정대는 "전 타석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노림수 없이 가볍게, 공을 중심에만 맞춘다 두 가지만 생각했다"며 "내가 삼진을 많이 먹는 유형이라 초구부터 노려치면 타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초구부터 계속 적극적으로 쳤다"고 끝내기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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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운데)가 23일 수원 한화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2루타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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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운데)가 23일 수원 한화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2루타를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이로써 배정대는 2022년 9월 27일 수원 두산전 이후 3년 만에 개인 8번째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희생플라이 타점을 포함하면 끝내기만 9번째다. KBO 통산 끝내기 안타 순위에서도 이대호(전 롯데), 최정(SSG), 심정수(전 삼성)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김현수(LG), 박병호(삼성), 손아섭(NC), 이도형(전 한화)과 함께 역대 공동 11위에 올랐다.
데뷔 12년 차에 역대 반열에 올랐다는 점에서 놀랍다. 배정대는 도신초-성남중-성남고를 졸업하고 2014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2014시즌을 마치고 20인 외 전력 보강 선수 지명을 받고 KT로 향해 2015년 데뷔했다. 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 순위 톱10에서 그보다 어린 선수가 없을 만큼 클러치에 강해 '끝내주는 남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배정대는 "2022년 9월 이후로 끝내기가 없었던 걸로 안다. 그래서 그동안 부담이 많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면서도 "끝내기 찬스가 많이 온다는 건 내게 복이라 생각한다. 결과가 잘 나와서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부담감을 이겨내면 많이 기쁘다. 살면서 이런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특히 오늘 팬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많은 분이 내 이름을 불러주면서 응원해 주면 겨울 동안 노력한 걸 보상받는 느낌이 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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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 23일 수원 한화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로 KT를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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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이 23일 수원 한화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미소와 함께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배정대의 끝내기 덕분에 KT는 첫 승을 빠르게 신고하고 본격적인 정규시즌 준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첫 승, 첫 안타가 시즌 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의미를 많이 부여하게 된다. 어쨌든 빠르게 1승을 해서 기분 좋고 올해는 호주에서 캠프 준비를 너무 잘해서 (예년과 달리) 슬로 스타터가 아닐 것 같다"고 강조했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만원 관중 앞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둬 기쁘다. 선발 쿠에바스가 정말 좋은 투구를 하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 뒤에 나온 불펜 투수들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위 타선에서 연속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동점 허용 후에도 공·수에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고,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 모두 연장전 치르느라 고생 많았다. 주말 개막 시리즈 기간 열성적으로 응원을 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