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스트레스받았다" 끈질긴 한화 탱구에 '외인 1선발'조차 진저리쳤다, 그동안 찾던 '1번타자' 마침내 탄생하나 [수원 현장]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2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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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더그아웃에 들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더그아웃에 들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리드오프 김태연(28)이 시범경기 활약을 정규시즌에서도 이어갔다. 특히 그 특유의 선구안과 끈질긴 타격 어프로치에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상대 외국인 에이스조차 진저리쳤다.

KT 위즈의 개막전 선발로 나왔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한화 리드오프였던 김태연이 까다로운 타자였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 모두 파울 타구를 많이 만들며, 내게 공을 많이 던지게 했다. 마운드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게 했던 선수가 그(김태연)"라고 말했다.


헤이수스는 22일 한화와 개막전에서 6이닝(94구)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호투했음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에 직구(57구), 슬라이더(18구), 체인지업(13구), 투심 패스트볼(4구), 커브(2구)를 섞어 던지면서 10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하지만 김태연과 대결에서는 유독 고전했다. 김태연은 헤이수스를 상대로 1회초 첫 타석에서 8구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초에는 공 10개를 골라내고 걷어낸 끝에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7회초에는 바뀐 투수 원상현에게 몸에 맞는 볼로 걸어 나가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한화 김태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많은 출루와 상대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모습은 한화가 기대한 리드오프 그 자체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합격점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은 "당분간 (김)태연이가 1번타자로 나간다. 1번타자가 타석에서 안타를 치는 것도 좋지만, 어제(23일) 태연이처럼 상대 투수가 그렇게 공을 많이 던지게 해주면 팀에 도움이 된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칠 수 있게끔 시즌 중 타순을 계속 바꾸진 않으려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김태연은 23일 경기에서도 그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1번 타자 및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연은 4타수 2안타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 선두타자로 나와 끝내 윌리엄 쿠에바스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이는 추격의 발판이 됐다. 0B2S에서 친 타격이 인상적이었다. 쿠에바스의 커터와 슬라이더를 지켜본 김태연은 다시 낮게 떨어지는 공을 자세를 낮춰 기술적으로 건드리며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문현빈의 볼넷, 노시환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아 3-4를 만들었다.

8회초 타석도 슬라이더를 공략한 것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와 우완 김민수를 상대한 김태연은 낮게 떨어지는 초구 슬라이더를 골라내더니 3구째 밋밋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결대로 당겨쳐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태연의 시즌 성적은 타율 0.429(7타수 3안타), 출루율 0.500 장타율 0.429가 됐다.

한화 김태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안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이 23일 수원 KT전에서 안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시범경기 활약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태연은 올해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출루율 0.579로 활약이 가장 좋았다. 활약을 인정받아, 2017년 1군 데뷔 후 통산 도루가 18개에 불과함에도 주전 리드오프를 꿰찼다.

외야 수비에서도 어느 정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츰 주전에 걸맞은 선수로 완성되고 있다. 이날 6회말 2사 천성호의 파울 타구를 아깝게 놓친 장면에서 정민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김태연은 빨라 보이지 않지만, 타구를 쫓는 스타트가 좋다"고 칭찬했다.

김경문 감독은 고민은 치열하게 하되, 한번 결정하면 선수들을 끝까지 믿어주는 뚝심의 야구로 유명하다. 김태연이 웬만큼 부진하지 않고서야, 지금의 활약과 모습을 이어간다면 시즌 끝까지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근우-이용규의 이적 이후 한화는 한동안 리드오프 자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한해 1번 타자로 7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2022년 마이크 터크먼의 90경기일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김태연 역시 2016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9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후 수비에서 물음표를 띄우며 오랜 기간 주전과 비주전을 오고 간 선수. 하지만 차츰 외야 경험이 쌓이고, 강점이던 선구안이 리드오프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유명 걸그룹 멤버와 동명이인으로 별명도 '탱구'가 된 김태연이 시즌 끝까지 한화의 1번 타자를 지킬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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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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