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빵 대박 조짐!' MZ 세대 감성과 딱 맞아 떨어진다 [류선규의 비즈볼]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 입력 : 2025.03.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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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보빵 9종.  /사진=KBO
크보빵 9종. /사진=KBO
필자가 크보빵의 '띠부씰'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필자 제공
필자가 크보빵의 '띠부씰'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필자 제공
최근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크보빵'이 화제의 중심이다. '크보빵'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프로야구 9개 구단(롯데 자이언츠 제외)과 SPC삼립이 협업한 베이커리 제품이다.

삼립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카카오 선물하기를 통해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했는데 하루 만에 준비된 물량이 품절됐다. 20일부터는 전국 편의점·슈퍼·온라인 채널에서 정식으로 출시돼 단 3일 만에 100만봉이 판매됐다. 삼립은 자사가 출시한 신제품 중 역대 최단 기간에 100만봉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식품회사와 KBO의 콜라보가 활발하다. 2023년 KBO와 해태제과식품이 함께 출시한 '홈런볼 KBO 에디션', 올해 두산베어스·연세우유가 손잡고 판매하고 있는 '연세우유먹산생크림빵', 웅진식품·KBO가 각 구단 마스코트로 디자인한 '하늘보리 KBO 에디션'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야구팬들 사이에서 '크보빵'이 특히 주목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연 '띠부씰'에 있다. '띠부씰'은 탈부착 스티커로 '띠고 부치고(떼고 붙이고) 띠고 부치는 씰(seal)'의 앞글자를 딴 조어이다. 2022년 포켓몬스터 띠부씰이 출시된 후 열풍이 불면서 편의점에서 띠부씰 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띠부씰 빵 가운데 하나가 '크보빵'이다.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 대표 선수 20명과 마스코트가 포함된 189종, 2024 야구 대표팀 라인업으로 구성된 스페셜 26종 등 총 215종의 '띠부실'이 '크보빵' 안에 들어 있다.


필자는 '크보빵'을 사기 위해 편의점 몇 군데를 찾았는데 품절되거나 소량만 남아 있었다. '크보빵'을 살 때마다 편의점에서는 어느 팀 팬인지 묻거나 '크보빵'이 공급이 달린다고 설명했다. 7개의 '크보빵'을 산 뒤 '띠부씰'을 열어 봤는데 한 번만 빵과 띠부씰 선수의 소속팀이 일치했고 나머지는 다 달랐다.

한 KBO 현역 선수가 SNS에 올린 사진. /사진=선수 SNS 캡처
한 KBO 현역 선수가 SNS에 올린 사진. /사진=선수 SNS 캡처
/사진=중고거래사이트 캡처
/사진=중고거래사이트 캡처
팬들뿐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크보빵'을 사고 본인의 SNS 계정에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띠부씰 교환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띠부씰이 랜덤으로 들어가 있다 보니 야구팬들로 하여금 뽑기 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편의점에서는 소비자들이 빵을 구하려고 투어를 하게 만들었던 포켓몬빵의 재림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그런 대박 조짐이 보인다.

이번 '크보빵'은 KBO가 '띠부씰'을 활용한 첫 번째 마케팅 사례이다. '크보빵'은 빵보다는 띠부씰의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MZ 세대들이 캐릭터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그 영향으로 캐릭터 마케팅이 국내 마케팅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띠부씰' 역시 캐릭터 마케팅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크보빵' 열풍도 프로야구 주류로 자리잡은 MZ 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다. '크보빵'은 1900원이라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야구 굿즈를 구매할 수 있고 MZ 세대들의 컬렉션 욕구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필자도 '크보빵'에 들어 있는 '띠부씰'을 모으면서 중독성을 체감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걸 왜 모을까' 싶었는데 한 장씩 버리지 않고 모으다 보니 컬렉션 재미가 생겼다. 필자가 어릴 때 우표 수집이 취미였는데 그때의 감성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수년 전부터 야구 카드가 야구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역시 '띠부씰'과 비슷한 컬렉션 개념이다.

'포켓몬빵'이 학창시절 포켓몬빵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귀여움과 향수를 자극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받았다면, '크보빵'은 오직 야구 팬들을 위한 제품이다. 그럼에도 '크보빵'이 '포켓몬빵'에 버금가는 흥행 대박을 이룬다면 앞으로 KBO의 통합 마케팅도 강한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크보빵'의 흥행 대박을 기대해 본다.

류선규 전 단장.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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