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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소니아가 우승 후 그물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김소니아는 지난 2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 승리 후 "진짜 못 믿겠다. 부산에서 정말로 'V1'을 했나 싶다. 꿈만 같다"고 했다.
이날 BNK는 우리은행을 55-54로 꺾으며 아산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기세를 앞세워 3연승을 질주했다. 그러면서 2019년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을 달성했다. 부산 프로스포츠팀으로는 지난해 부산 KCC 이지스에 이어 1년 만에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경기 종료 18초 전 역전 결승 3점포를 터트린 주장 박혜진이었고, 나머지 스포트라이트도 시리즈 MVP 안혜지와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에게 돌아갔다. 김소니아는 10득점 7리바운드로 힘을 보탰지만, 이전만큼 임팩트는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김소니아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우승 확정 후 스타뉴스에 "아직도 못 믿겠다. 마지막 4쿼터에 너무 힘들었는데, 동료들이 각자 역할을 다 잘해줬다"고 말했다. 상대 에이스 김단비와 치열한 몸싸움으로 인해 박혜진의 위닝샷을 보지 못했다는 그는 "같이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힘이 빠졌다. 그래도 역시 언니는 언니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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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우리은행 시절의 김소니아. /사진=WKBL 제공 |
하지만 우리은행이 수많은 우승을 따내는 동안 김소니아는 이를 함께하지 못했다. 2014년 팀을 떠난 후 2018년 복귀했는데,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듬해에는 코로나19로 챔피언결정전이 무산됐고, 2020~21시즌에도 삼성생명에게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다음 시즌에는 9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으나, KB스타즈에 0승 3패로 물러났다. 이후 신한은행 이적 후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기에 김소니아는 더욱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는 "우리가 3전 전승으로 이겼다는 걸 진짜 못 믿겠다. '와, 진짜 우리가 부산에서 V1을 했나' 싶었다"며 "우리은행에서 우승했지만 내가 플레이하면서 우승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너무 꿈 같다"며 감격에 찬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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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소니아가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그리고 김소니아는 코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순위 확정 후 결장한 1경기를 제외한 29게임에서 평균 35분 33초를 소화한 그는 16.5득점 9.5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2위에 올랐고, 자유투 부문에서는 82.7%의 성공률로 1위에 등극했다. 이런 활약 속에 포워드 부문 베스트5를 수상했다.
스몰 라인업으로 꾸려간 BNK에서 김소니아는 상대 빅맨 수비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박혜진과 이소희가 후반기 부상으로 빠진 기간에는 홀로 공격을 도맡다시피 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승부욕이 강한 그를 위해 박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오랜 동료 박혜진은 '과열'을 제어하면서 냉정을 찾아줬다. 그러면서 코트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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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소니아가 포효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박 감독도 우승 후 "내 마음속의 행동대장은 김소니아다. 성질도 많이 내고 저한테도 화를 냈다가 죄송하다고 문자도 보내고 한다"며 "들었다 놨다 하는 선수가 있다 보니 선수들에게도 전달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이기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했고, 지금까지보다 이타적으로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김소니아는 감격스러운 우승의 기쁨을 팬과 나눴다. 그는 "홈에 오면 안심이 되는 느낌이 있다. 팬들이 식스맨처럼 역할도 해주신다"며 "그래서 너무 좋았다. 이기는 결과가 나오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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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소니아(왼쪽)와 박혜진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