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 살아있는 '음악캠프' 역사..50년까지 노려본다 [종합]

MBC 상암=허지형 기자 / 입력 : 2025.03.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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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 /사진제공=MBC
배철수 /사진제공=MBC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역사는 계속 흘러간다.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는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DJ 배철수와 PD 남태정이 참석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대한민국 대표 팝 전문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1990년 3월 19일을 시작으로 올해 35주년을 맞았다.

이날 배철수는 "오랫동안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라며 "방송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진짜다. 방송 들으시는 애청자들에게도 소중하겠지만 저한테도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제가 행복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늘 감사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배철수 /사진제공=MBC
배철수 /사진제공=MBC
특히 배철수는 '젊음의 음악캠프'까지 포함하면 MBC에서만 38년째 진행을 맡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는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제일 오래 하는 것 같다. 36년 차에 접어들었으니까, 언제까지 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3월 19일이 '음악캠프' 생일이었다. MBC 라디오에서 저를 필요로 한다면, 필요로 한다는 것은 청취자분들이 저를 원한다고 한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이상 오래 하고 싶다. 청취자 여러분들이 결정할 일이다. 오히려 10년, 20년 시절에는 방송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70살 나이가 넘어, 다른 일을 하기에는 늦은 거 같다. 하던 일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한 오랫동안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철수는 "항상 후배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 또 다른 말을 하게 될 거고 신뢰를 잃게 된 순간 프로그램이 끝난다고 늘 말해왔다. 오래 해왔으니까 늙은 프로그램은 맞다"라면서도 "후배들이 지금에서야 '배철수처럼 하겠다'고 하지만 초반에 저는 괴상했다. 말도 함부로 하고 욕설도 하고 했었다. 당시 DJ들은 속삭이듯이 했었는데, 저는 투박하고 록 음악도 많이 틀고 했었다. 그 시절에는 이상한 DJ였는데 MBC 라디오에서 잘 받아주고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여기에 있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MBC 라디오는 훌륭하다. 좋은 PD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남태정PD /사진제공=MBC
남태정PD /사진제공=MBC
남태정 PD는 "'음악캠프'가 35년 동안 많은 PD분이 연출해주셨다. 저도 운 좋게 두 번의 '음악캠프' PD를 했었다. 지금은 총괄 PD를 담당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음악캠프' 팬이었다. 선배님 만나 뵙고 싶다는 일념하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팬심도 있고 지금의 음악적 지식을 선배님 통해서 많이 알게 됐다. 저의 롤모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더 오래 하실 거 같다. 5년 전, 영국 BBC 가서 생방송도 했고, 방탄소년단(BTS)이 같이 방송하기도 했다. 이번 35주년은 세 가지가 있다. 앨범을 발매해 청취자분들에게 나눠주기도 했고, 선배님이 4월에는 휴가를 가신다.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반가운 손님들이 오실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남 PD는 "제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배철수와 아이들'이라고. 옥상 달빛, 윤도현, 이루마, 유희열 씨가 자리를 채워줄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BBC에 갔듯이 해외 음악 현장에 가서,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간다. K팝 아티스트 5팀을 만나고, 해외 팝 아티스트도 섭외 진행 중이다. 35주년 특집들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철수, 남태정PD  /사진제공=MBC
배철수, 남태정PD /사진제공=MBC
그는 "대중문화를 이야기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한다면 다양성이다. '음악캠프'가 매일 만나기는 하지만, 희귀 아이템이다. 영국이나 미국은 팝의 본고장이라 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있지만, 아시아에서 팝 음악을 꾸준히 한다는 건 드문 일"이라며 "배철수 선배님이 몸을 잘 관리하는 것도 있지만, 거짓 없이 방송하는 모습들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관성들을 청취자 시절부터 꾸준히 느껴왔다. 청취자분들도 느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배철수는 '음악캠프' 35주년을 기념해 지난 4일 새 앨범 '플라이 어게인(Fly Again)' 발매했다. 그는 1989년 TBC '해변 가요제'로 데뷔해 밴드 그룹 활주로, 송골매 멤버로 활동해오다 솔로 가수의 길을 걸었다.

배철수는 "'해변 가요제', '대학가요제'를 거쳐 음반을 냈다. 예전 앨범을 들어보면 사운드가 엉망이다. 취미로 하다가 직업적으로 하게 되다 보니까 방법을 몰랐던 거 같다"며 "더 나이 들기 전에 녹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35주년이 돼서 청취자 여러분에게 드릴 게 없나 생각했다. 이 앨범을 녹음해서 선물로 드리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준비는 오랫동안 했는데 녹음은 빠르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음악은 듣고 있으면 다 똑같은 거 같다. K팝이라는 음악들이 사운드가 다 비슷하다. 차별화된 점이 없고 어떨 때는 노래를 사람이 부른 게 아니라 AI가 부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음반은 아날로그 느낌으로 들을 수 있을 것. 제가 옛날 사람이고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 것이다. 트렌드에는 뒤처진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배철수 /사진제공=MBC
배철수 /사진제공=MBC
또한 "요즘 히트곡은 문화 트렌드를 따라간 좋은 곡이라 생각한다. 어느 시대에나 좋은 곡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클래식 음악을 아직도 듣고 있지 않나. 알게 모르게 많이 듣고 있다. 바흐나 베토벤, 모차르트 음악들은 진짜 좋다.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해 소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음악을 대해왔다. 요즘 음악들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캠프'를 들어보면 대한민국 트렌드를 반영한 음악들이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배철수는 향후 앨범 계획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으로, 저의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앨범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할 생각도, 계획도 없다"며 "이번 앨범, 진짜 좋다. 음악인 배철수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40년, 50년까지 이어져 기네스북 등재도 노려볼 전망이다.

배철수는 "몸이 아파서 일주일 동안 방송을 못 한 적이 있다. 처음이었다. 그때 병원에 5일 동안 누워 있으면서 시간이 너무 안 가서 할 일도 없어서 생각만 계속했다. 그때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은 '내가 젊지 않구나',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싶더라. '사람이 늘 건강할 수는 없구나', '아무리 건강하다고 해도 물리적인 세월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몸은 늙어가고 쇠약해가지만, 정신만은 늙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젊었을 때 생각을 가지고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데뷔곡처럼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저는 이제는 가장 중요한 건 언제까지 할 것인지는 청취자, MBC 라디오, 제 몸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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