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비호감 갱신"..'로비' 김의성, 가장 잘하는 걸 했다

[★리포트]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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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로비' 스틸컷

"전작들의 비호감을 뛰어넘는 비호감 캐릭터가 나올 것이라 생각 못했다."

배우 김의성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며 '로비'의 캐릭터 앙상블의 중심에 섰다.

영화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김의성이 맡은 최실장은 비리에 찌든 스마트주차장 입찰 사업의 실세다. 부패 비리에 찌들어 있는 조장관(강말금 분)의 남편이기도 하다. 조장관보다 실무에 빠삭하고 비교적 청렴하다는 소문이 나 있지만, 결국 그도 로비에 휘둘리는 인물이다.

특히 골프에 푹 빠진 최실장은 잘나가는 골프 프로 진프로(강해림 분)의 열렬한 팬으로, 음침한 속마음을 숨기고 있다. 창욱의 접대 이야기에 불같이 화를 내며 원리원칙주의자인 것처럼 굴지만 욕망 앞에 속절없이 흔들린다. 오로지 진프로와의 만남을 위해 골프 라운딩에 참여하는 최실장은 결국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야 만다.

김의성은 자기가 연기한 최실장에 대해 "공적인 영역에서는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하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단 하나의 약점이라면, 여자프로 골퍼에 대한 팬심이 지나쳐서 이 사람의 장점을 다 가릴 정도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하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펼치는 김의성은 관객들이 극에 깊숙이 몰입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하정우가 탄생시킨 톡톡 튀는 대사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에게 재미를 안긴다.

'부산행', '서울의 봄' 등에서 빌런 캐릭터를 맡아왔던 김의성이지만, '로비'에서는 그간 본 적 없는 새로운 느낌의 빌런을 연기한다. 그가 감추려 했지만, 쉽게 감춰지지 않던 시커먼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 극장에는 탄식이 터져 나올 정도다. '로비'의 시작점이 되는 창욱이 각성하는 가장 큰 계기도 최실장인데, 그의 마지막 선택이 설득력을 발휘하는 것도 김의성의 연기가 큰 몫을 차지한다.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각자의 매력이 살아있는 영화 '로비'는 배우들의 티키타카 연기 궁합이 매력인 영화. 그중에서도 김의성은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로비'를 빛낸다. 그가 비호감이 될수록 작품은 풍성함을 더하고,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김의성은 이번에도 제 몫을 해내며 '빌런 끝판왕'의 면모를 자랑했다.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