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귀환' 놀라운 부키리치 효과, '우승→은퇴' 꿈꾸는 김연경 위협하는 정관장의 저력

수원=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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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 부키리치(왼쪽에서 2번째)가 25일 현대건설전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반야 부키리치(왼쪽에서 2번째)가 25일 현대건설전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현대건설의 블로킹 벽을 앞에 두고 공격을 시도하는 부키리치(왼쪽). /사진=KOVO 제공
현대건설의 블로킹 벽을 앞에 두고 공격을 시도하는 부키리치(왼쪽). /사진=KOVO 제공
팀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놀라운 '부키리치 효과'다. 대전 정관장에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던 반야 부키리치(26·등록명 부키리치)가 복귀했다. 정관장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챔피언결정전행 가능성을 키웠다.

부키리치는 2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11득점 활약하며 팀의 셧아웃 승리(26-24, 25-23, 25-19)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역시 가장 빛난 건 양 팀 최다 득점자인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였으나 승부에 가장 큰 변수가 된 건 부키리치였다.

부키리치는 지난 2월 22일 서울 GS칼텍스와 5라운드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다. 이후 정관장은 부키리치 없이 힘겨운 싸움을 펼쳤다. 6라운드 2승 4패로 부진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전에선 0-3 완패했다.

봄 배구를 앞둔 정관장을 둘러싼 가장 큰 관심도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와 미들 블로커 박은진의 복귀 여부였다. 박은진 또한 발목 부상으로 쉬어가던 터였다.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나란히 코트에 복귀했고 정관장은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있었다. 그동안 공격 부담이 컸던 메가의 어깨가 더 가벼워졌고 한결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부키리치는 한 달 이상 쉬고 나온 선수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리시브를 하고 있는 부키리치. /사진=KOVO 제공
리시브를 하고 있는 부키리치. /사진=KOVO 제공
가장 걱정이 컸던 리시브 또한 31.82%의 효율을 보여주며 우려를 지웠다. 부키리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변경했는데 가장 익숙지 않은 리시브를 안정적으로 해내며 정관장의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적장으로 만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배구 천재'라는 호평을 하기도 했다.

공격 성공률도 35.48%로 시즌 평균(40.93%) 만큼은 아니지만 걱정을 씻어내는 활약을 펼쳐 사령탑을 미소 짓게 했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은 "부키리치가 정말 배구에 대한 감각이 있는 것 같다. 경기 안하고 감각이 없는데 리시브를 저렇게 하는 걸 보면 배구 센스가 있다"며 "뭔가 해내려고 하는 표정에서 나오는 묵직함이 있다. 같이 얘기해보면 챔프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한 서브를 때리던 부키리치지만 아직 발목 상태가 완전치 않아 이날은 플로터 서브를 때려야 했는데 그 안정감은 다소 떨어졌다. 박혜민이 후위에 있을 때 대신 나서기도 했던 이유다. 고 감독은 "수비는 박혜민이 (경기력이) 올라왔다. 서브와 수비를 준비했는데 자기 역할 해줬다"고 부키리치의 부담을 덜어준 박혜민도 칭찬했다. 향후 봄 배구에서 부키리치의 활용법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메가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공격에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팀 승리가 내 행복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박)은진이와 부키리치가 돌아와 너무 기쁘다"며 "6라운드 때 조금 어려운 게 있었는데 친구들이 돌아와 너무 신난다"고 말했다.

부키리치(왼쪽)가 득점 후 염혜선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부키리치(왼쪽)가 득점 후 염혜선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세터 염혜선 또한 부키리치에 대한 토스에 대해 "높이가 있어 최대한 좋은 공을 주려고 했다"며 "기본기도 좋기 때문에 운동을 안 하고도 잘 하더라"라며 미소를 지었다.

부키리치는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괜찮다"며 "블로킹과 공격 다 어려웠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팀을 위해 몸을 던졌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역대 18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했다. 27일 대전 홈코트에서 2차전에 나서는 정관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 상황.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은퇴 투어까지 마친 김연경(흥국생명)은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챔프전 우승을 원하고 있다. 앞서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누가 이기든 플레이오프를 5세트, 5세트, 5세트 꽉꽉 채우고 올라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3세트 만에 끝났다. 정관장은 2차전에서 경기를 끝내고 사흘 휴식 후 정관장을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고희진 감독은 "서브가 잘 들어가면서 흔들었는데 블로킹 타이밍이 오픈 상황에서 조금 안 좋았다. 그래서 상대가 득점을 쉽게 하는 게 있었는데 그 부분을 수정해 오늘 같은 경기력이 나오면 대전에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선수들과 함께 준비를 지금부터 잘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부키리치(오른쪽)를 독려하는 메가. /사진=KOVO 제공
부키리치(오른쪽)를 독려하는 메가.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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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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