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삼성 3G 했는데 벌써 38득점-10홈런 대폭발, 더 무서운 건 '상승 분위기' 서로 전염시키는 중

대구=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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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맨 왼쪽)이 25일 대구 NC전에서 4회말 3점 홈런을 기록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구자욱(맨 왼쪽)이 25일 대구 NC전에서 4회말 3점 홈런을 기록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작 3경기뿐이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뜨거운 방망이가 심상찮다. 더 무서운 건 서로가 서로를 더 달아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4-5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2008년(5연승) 이후 17년 만에 개막 3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이날 삼성의 승리를 이끈 건 단연 타격이었다.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김영웅(3루수)-김헌곤(우익수)-류지혁(2루수)으로 꾸려진 라인업은 12안타(4홈런)와 9사사구를 묶어 14득점을 기록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 2연전을 각각 13-5, 11-7로 승리한 데 이어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져나온 홈런포가 일품이었다. 2-2로 맞서던 2회말 2번 이재현이 최성영의 8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삼성은 리드를 잡았다. 이어 4회말에는 주장 구자욱이 격차를 벌리는 스리런을 날리며 6점 차를 만들었다.

한때 NC도 점수를 올리면서 4점 차까지 쫓아갔지만 삼성의 대포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6회말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추가한 뒤, 김영웅이 우월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면서 13-4까지 달아났다. 여기에 8회말 박병호의 비거리 145m 초대형 솔로아치를 날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 김영웅(맨 왼쪽)이 25일 대구 NC전에서 6회말 그랜드슬램을 터트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김영웅(맨 왼쪽)이 25일 대구 NC전에서 6회말 그랜드슬램을 터트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로써 삼성은 첫 3경기에서 45안타와 10홈런을 집중시키며 무려 38점을 올렸다. 25일 기준 최저득점 1~4위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SSG 랜더스와 NC의 득점을 다 합쳐도 40점이라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 생산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박진만(49) 삼성 감독은 초반 타자들의 폭발에 대해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줘서 이기니까 분위기를 타는 게 우리 장점이다. 젊은 선수들이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게 흐름을 타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에 젊은 선수들까지 같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니까 좋은 게임을 했다"고 분석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삼성은 서로서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구자욱은 "컨디션보다 더 중요한 게 지금의 분위기와 선수들의 열정이다"라며 "지금 타선이 터지는 건 일시적 효과일 수 있다. 못 치는 날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 분위기는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폭발적이긴 하지만 못 치는 날이나 잘 치는 날이나 똑같은 분위기로 144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배들의 활약에 후배들이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는 것도 크다. 김영웅은 "워낙 형들이 잘 치셔서 항상 편하게 타석에 들어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반 분위기가 좋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삼성은 지난해 개막 2연승으로 시작했으나, 곧바로 8연패에 빠진 아픈 기억이 있다. 이를 언급한 박 감독은 "작년에는 개막 2연승 후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들떠있었다"며 "평정심을 가지고 게임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진만 삼성 감독.
박진만 삼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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