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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왼쪽)과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26일 PO 1차전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승장도, 적장도 입을 모아 말했다. 역사는 1차전 승리팀을 향해 웃어주고 있지만 두 사령탑은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의정부 KB손해보험은 26일 의정부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5-23, 18-25, 29-27)로 이겼다.
역대 19차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무려 89.5%(17/19)에 달했다. 그만큼 KB손해보험은 유리해졌고 반대로 대한항공은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그럼에도 양 팀 사령탑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레오나르도 아폰소(53) KB손해보험의 말은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아폰소 감독은 "아무 의미 없다. 나에게 그런 부분은 무의미하다. 보장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확률이) 코트에서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3판 2선승이라는 시리즈를 다 같은 경기가 아닌 하나 하나 새로운 경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전적과 기록은 코트에선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심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4연패의 팀이고 3세트 흐름을 내주며 고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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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 /사진=KOVO 제공 |
3세트 흔들렸던 부분에 대해서도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선수들에게도 승리를 위해선 한 쪽에만 치우치면 안 되고 균형을 잘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3세트 때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배구를 하자고 했다. 우리가 해온 대로 균형을 깨지 말고 밀고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 마크에 집중했지만 3세트 다양한 공격 루트를 펼쳐든 대한항공에 고전했고 그 중심에 스타일이 다른 리그 최고의 세터 듀오 한선수와 유광우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폰소 감독은 "대한항공에는 굉장히 실력 있는 두 세터가 있다. 누가 들어와도 수준 끌어올릴 수 있고 다양한 토스 분배로 어려움 줄 수 있다"며 "우리가 극복하고 이겨냄으로써 좋은 세터 두 명을 가진 팀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반대로 확률상으로는 암울할 수 있지만 개의치 않겠다고 전했다. "1차전 이기는 팀이 챔프전에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했는데 아무 신경 안 쓴다"며 "좋은 경기였다. KB가 잘 싸웠다. 기회도 있었지만 어떤 변화가 있었다면 계속 미친 듯이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이겨도 같이, 져도 같이 지는 것이다. 다음 경기가 있으니 다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부분이 KB손해보험이 홈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강점이기도 하다. 스타일이 다른 두 세터를 지녔고 폭넓은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확률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앞서 단 두 차례만 있었던 플레이오프 역스윕팀이 대한항공이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 그는 "좋은 소식이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고마움을 표한 뒤 인터뷰실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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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작전을 지시하는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사진=KOV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