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타격왕 후보 맞나' 개막 D-1에 뜬 부정적 전망 "OPS 6할대가 원래 수준일 수도"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27 06:10 / 조회 : 629
  • 글자크기조절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단 37경기만 뛴 선수를 타격왕 후보로 꼽더니 또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26일(한국시간) '2025년 샌프란시스코의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주제로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를 둘러싼 우려 사항들에 대해 언급했다.


매체는 "이정후는 부상 전에 반등하기 직전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가 처음부터 거기 있었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며 "아마도 시즌아웃을 알린 부상 전에 그가 가진 0.600 정도의 OPS가 스타로 가는 길에 잠시 멈춘 게 아니라 오히려 그의 원래 수준일 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최악의 가정일 뿐이지만 결코 가볍게만 바라볼 수 없는 평가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1660억원)에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아시아 야수가 MLB에 진출하며 체결한 최고 규모 계약이었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았다. KBO리그는 이미 정복했다. 통산 타율 0.340로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는 그는 단 7시즌 만에 할 수 있는 건 거의 이뤄본 '천재 타자'였다. 2년 연속 타격왕, 최다안타, 타점왕까지 차지했고 최우수선수(MVP)까지 손에 넣었다.


다만 MLB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었다. 강정호와 김하성과 같이 KBO리그에서 승승장구하던 타자들이 빅리그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낸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 가지 빅리그에서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국가대표 성적이었다. 이정후는 국가대표로서도 통산 타율 0.330(106타수 35안타) 3홈런 22타점, OPS 0.956으로 훨훨 날았다. 특히나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도 2023년 한 차례 출전해 4경기 타율 0.429(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 OPS 1.071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큰 기대 속에 치른 빅리그 데뷔 시즌에선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0볼넷 13삼진,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 0.641로 아쉬움을 남겼다. 디애슬레틱의 설명처럼 적응기를 거쳐 기대감을 끌어올리려던 시점에 펜스에 충돌하며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 마감해 더 아쉬움이 컸다.

그럼에도 이정후에 대한 전망을 여전히 밝게 보는 시선도 많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는 자체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를 통해 예상한 기록에선 올 시즌 143경기 타율 0.294 14홈런 62타점 88득점 13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438, OPS 0.789,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3.9로 활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록대로라면 내셔널리그 타격 2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수치다.

이정후의 뛰어난 컨택트 능력 때문이다. 지난해 삼진율과 헛스윙률 등에서 리그 최상위권 수준을 보였기에 풀타임 활약을 한다면 자연스레 타격 관련 지표는 좋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곁에서 지켜본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3번 타자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단순히 컨택트만 좋은 타자가 아닌 타점 생산력까지도 갖춘 타자라는 평가가 깔려 있는 선택이었다. 시범경기에서도 주로 3번 타자로 이정후를 테스트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시범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번 시범경기에서 14차례 출전해 타율 0.250(36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 10득점, 출루율 0.357, 장타율 0.472, OPS 0.829로 다소 아쉬운 기록을 보였으나 이정후는 26일 시범경기 마지막 타석을 마친 뒤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매우 좋다. 어서 빨리 정규시즌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MLB닷컴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의 가을야구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꼽으며 "자이언츠는 2023시즌 대형 영입작이었던 이정후가 라인업에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37.1%의 스퀘어드 스윙률, 9.6%의 헛스윙률, 8.2%의 삼진율 등 기본 지표 중 일부는 두 번째 MLB 시즌에 개선될 수 있는 희망을 제공한다"고 호평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최악의 시나리오이기에 다소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지만 동시에 이는 이정후가 올 시즌 증명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현지에선 여전히 이정후의 몸값에 거품이 끼어 있고 보여준 게 없음에도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이정후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는 부족하다.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수술을 거친 터라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몸 상태에 대한 우려도 아직까지 완전히 떨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확실한 고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샌프란시스코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또한 자신을 향한 높은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이정후는 "항상 경기장에 나가면 감독님과 팀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오라클파크의 넓은 외야에 대해서도 "모든 중견수가 이곳에서 잘해왔다. 나도 그에 못지않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 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구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펼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 오전 5시 10분부터 신시내티 레즈와 2025 MLB 개막전을 치른다. 이정후는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를 안고 새 시즌 첫 경기에 출격 대기한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