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붕괴→패패승패패' 위기의 롯데, '5이닝 못 채워도 KKKKKK' 나균안이 반갑다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2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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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균안이 27일 SSG전에서 선발 등판해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롯데 나균안이 27일 SSG전에서 선발 등판해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핵심 베테랑들이 연이어 이탈했고 그 결과는 1승 4패로 참혹했다. 투타 그 어떤 것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돌아온 나균안(27)이 더 반가울 롯데 자이언츠다.

나균안은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86구를 던져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기 전날 음주 논란 등으로 홍역을 앓았고 이러한 여파 속 커리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비로 일본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절치부심했다. 시범경기에서도 두 차례 등판해 8⅔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한 나균안은 마침내 5선발로 김태형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김 감독은 앞서 "일단 한번 가보려고 한다. 그래도 (나균안이) 지금 경험이 제일 있지 않나"며 "나균안이 준비도 잘한 것 같아서 우선 나균안이 (5선발로) 간다"고 밝혔다.

이날도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예상을 할 순 없다. 상상은 늘 한다. (나)균안이가 7회까지 1실점만 하는 상상을 한다"면서 "이닝 수를 어느 정도 가져가느냐, 점수를 주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만큼 안 흔들리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해서 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G전 역투하는 나균안.
SSG전 역투하는 나균안.
사령탑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나균안은 3회까지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펼쳤다. 3회까지 투구수는 35구에 불과했고 삼진도 3개나 잡아냈다. 주무기인 포크볼과 보더라인을 넘나드는 제구로 SSG 타선을 압도했다.

물론 과제도 동시에 남긴 투구였다. 타순이 한 바퀴를 돌고난 뒤인 4회말 2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타자 최지훈에게 첫 안타를 내준 뒤 정준재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아냈으나 이후에도 볼넷을 내주고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5회에도 흔들렸다. 박지환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 조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이후 볼넷 2개를 더 허용했다. 투구수가 많아진 탓인지 범타 혹은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한 변화구가 존을 크게 벗어나며 SSG 타자들을 속이지 못했다. 5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였지만 사령탑은 냉정했다. 나균안을 대신해 김강현을 올렸다. 김강현이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은 불어나지 않았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으나 지난해 악몽을 털어낼 수 있을 것이라느 희망을 던져준 투구였다. 201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나균안은 2020시즌 도중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39경기에서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ERA) 3.98를 기록한 그는 이듬해 선발로 자리를 잡고 23경기에서 130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8패 ERA 3.80으로 날아올랐다. 그해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도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특혜까지 받았다.

나균안이 5회 2사 만루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며 물러나고 있다.
나균안이 5회 2사 만루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며 물러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순간들을 겪었다. 26경기에서 4승 7패 ERA 8.51로 주춤했는데 시즌 중 경기 전날 음주 논란까지 터졌고 구단으로부터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돌아온 나균안은 팬들께 사죄하며 선전을 다짐했지만 결국 반등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자리를 들여 유학을 다녀오며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체중까지 감량하며 재도약을 준비했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한 탈삼진 능력만으로도 투타 밸런스가 무너진 롯데엔 희망적으로 보였다. 롯데는 FA 계약을 맺은 내야수 노진혁과 김민성, 투수 한현희까지 모두 2군에 머물고 있고 이날 구승민까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선발진도 데이비슨(7이닝 1실점)과 김진욱(6이닝 2실점)만이 제 역할을 했고 박세웅(5이닝 4실점)은 물론이고 믿었던 찰리 반즈(3이닝 7실점)까지 크게 흔들렸던 터였다.

팀 타율 0.201로 9위, ERA는 6.28로 7위로 떨어져 있을 만큼 투타가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기에 5이닝도 채우지 못했지만 이날 나균안의 투구는 롯데엔 가뭄의 단비 같이 느껴졌다.

나균안이 SSG전 투구를 하고 있다.
나균안이 SSG전 투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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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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