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호 감독은 21일 개봉한 '스트리밍'으로 연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2017년 '휴거 1992', 2019년 '저스티스' 1~3권 두 편의 장편 소설을 출간하며 먼저 '작가'로 대중을 만났던 조장호 감독. 그가 쓴 '저스티스'는 동명의 드라마로 나오기도 했었다.
'스트리밍' 각본 또한 직접 집필했다. 이는 스릴러물로,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 분)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이버렉카(레카)들의 자극과 화제성만을 좇는 무분별한 폭로 행태가 문제시되고 있는 요즘,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홍콩, 마카오,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몽골, 프랑스 등 해외 98개국 선판매 쾌거를 달성하기까지 했다.
특히 '스트리밍'은 강하늘의 광기 어린 스트리머 변신을 담아 호평을 이끌었다. 선한 이미지, '미담 제조기'로 유명한 배우이기에 역대급 반전 캐스팅으로 쫄깃한 재미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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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우상 역의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비록 무산됐긴 하나 '스트리밍'에 앞서 준비했던 작품에 강하늘이 출연하기로 했었다는 것. 조장호 감독은 "원래 첫 연출작으로 두 명의 남자가 나오는 버디 무비를 준비했었다. 한 명은 이미 캐스팅을 한 상태였는데, 나머지 한 명의 섭외가 안 됐다. 그 캐스팅이 완료된 배우가 강하늘이었다. 그때가 강하늘의 '동주'(2016) 개봉도 전이었다. 2014년쯤이었던 거 같은데, 당시 강하늘은 떠오르는 '청춘 스타'였다"라고 숨겨진 인연을 전했다.
강하늘을 섭외했던 이유에 대해선 "그때 강하늘이 하기로 한 역할이 꿈꾸는 소년에 가까운 청년이었다. 제 느낌에 강하늘이 딱 그랬다. 실제로 처음 봤을 때도 너무 좋았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인간적으로도 태도가 되게 진실됐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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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호 감독 |
강하늘의 전역을 다 기다렸을 정도. 조장호 감독은 "'스트리밍'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강하늘에게 전하려 했더니 입대를 앞두고 있더라. 그래서 전역할 때까지 기다렸다"라고 '강하늘 앓이'의 끝을 보여줬다.
강하늘이 아닌 '스트리밍'은 상상할 수 없었다고. 조장호 감독은 "강하늘이 안 한다고 하면, 사실은 다른 답이 없었다. 제작 과정에서 (강)하늘이가 안 되면 다른 배우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왔지만, 저한테는 항상 '원톱'이었다"라고 신뢰감을 표했다.
마침내 재회한 강하늘은 얼마나 달라져 있었을까. 조장호 감독은 "여유가 생겼더라. 아무래도 처음 봤을 땐 활동 초반이고 20대이기도 해서 굉장히 긴장하고 있고 진중했던 느낌이 있었다. 당시 연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내가 이 배우 일을 어떻게 해야 하지', 웃으면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은 칭찬받을 자격이 없다는 듯 굉장히 겸손했다. 전역 후에 봤을 때는 고민을 많이 내려놓은 거 같더라. 그 시절엔 소년 같았다면 남자가 됐다. 근데 배우들이 연기할 때 보이는 진실함, '진정성'은 여전했다"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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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호 감독 |
뿐만 아니라 조장호 감독은 "강하늘에게 굉장히 고맙다. 내가 신인 감독이고 테이크가 길다 보니까 현장에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강하늘은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딜레이가 되게 길어지는데도 정말 짜증 한 번 안 내니까, 고맙더라. 상대 배우들도 다 어리고 신인이었는데 NG를 냈을 경우에도 강하늘이 웃으면서 오히려 분위기를 잘 풀어줬다. 스태프들 대다수도 신인인이라 한쪽만 보게 될 때면, 강하늘이 방향을 잘 잡아줬다. 넓게 보고 현장을 케어해 줬다"라며 미담을 방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