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는 대전에 있는데' 때 아닌 양현종 VS 김광현 매치업... '삼진→볼넷+득점' 5R 신인의 잊지 못할 데뷔전 [고척 현장]

고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3.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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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데뷔전에 나선 키움 양현종(왼쪽)과 선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는 SSG 김광현. /사진=키움 히어로즈
29일 데뷔전에 나선 키움 양현종(왼쪽)과 선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는 SSG 김광현.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름값으로는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카드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성사됐다. 양현종 VS 김광현. 그러나 '대투수' 양현종(37·KIA 타이거즈)은 같은 시간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김광현(37·SSG 랜더스)의 상대는 다름 아닌 키움 히어로즈 신인 내야수 양현종(19)였다.

양현종은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8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대구고를 졸업한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6라운드 전체 5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28일 SSG전을 앞두고 콜업됐다. 시범경기에서도 전혀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였기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KBO 현역 최다승(179승)의 주인공과 동명이인이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든 "재능이 있다. 수비 쪽으로 우선시 되는 선수였는데 수비에서 저희가 확인을 하고 중요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플레이 하는지를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운명의 장난일까.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는데 데뷔전 상대가 동명이인인 KIA 양현종과 현역 최다승을 놓고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김광현이었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투타 매치업이 성사된 것이다.

키움 양현종이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양현종이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프로 첫 타석이 한국 야구의 전설 중 하나인 김광현이라는 건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양현종은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1구를 지켜본 그는 2구 커브에 헛스윙하며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이후 3,4구를 파울로 걷어내는 등 8구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김광현은 가장 자신 있는 주무기 슬라이더를 꺼내들었다. 몸쪽 하단을 파고드는 김광현의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마주한 양현종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프로 첫 타석은 삼진으로 마무리됐다.

첫 타석의 경험이 짧은 시간 그를 성장시켰을까. 2번째 타석에선 존 바깥으로 향하는 1,2구 슬라이더를 잘 지켜봤고 3구 높은 체인지업도 골라냈다. 4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양현종은 5구 바깥쪽 높은 코스의 슬라이더에 배트를 뻗지 않으며 1루로 걸어나갔다. 프로 첫 출루가 김광현을 상대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양현종은 김광현에게 비수를 꽂았다. 1사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몸에 맞는 공 때 2루로 진루한 양현종은 이주형의 1루수 땅볼 때 3루로, 루벤 카디네스의 좌전 안타 때 2-1 역전 득점을 만들어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91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실점했고 6회부터 한두솔에게 공을 넘기고 물러났다. 흥미로웠던 둘의 맞대결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실점 후 아쉬워하는 SSG 김광현.
실점 후 아쉬워하는 SSG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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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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