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내야 불안한데' 김혜성도 고개 숙였다, 마이너서도 '병살+삼진' 4타수 무안타로 출발

LA 다저스 김혜성이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혜성(26)이 마이너리그에서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LA 다저스 산하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소속의 김혜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슈거랜드의 콘스텔레이션 필드에서 열린 슈거랜드 스페이스 카우보이스와 2025 마이너리그 트리플A 원정경기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아직 시작일 뿐이지만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병살타와 삼진 등으로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KBO리그에서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혜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3+2년 2200만 달러(323억원) 계약을 맺었다.

유틸리티로 활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저스는 지난해 주전 2루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로 보냈고 김혜성이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주루 능력은 리그 최상위급이고 수비도 내야 전반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메이저리거 투수들의 공에만 적응한다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빅리그 수준의 투수들에게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15경기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6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613으로 부진했고 결국 마이너행 통보를 받았다. 팀은 개막 시리즈를 위해 일본 도쿄로 향했지만 김혜성은 미국에 남았다.

조기 콜업을 준비하던 김혜성에겐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다. 미국 매체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28 "키케 에르난데스가 최근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앞서 도쿄시리즈를 위해 일본으로 향한 최우수선수(MVP) 출신 내야수 무키 베츠는 원인불명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개막 2연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먼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저스는 에르단데스의 증세가 베츠가 신음했던 위장염과 비슷한 증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같은 증상이라면 복귀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그가 베츠와 같은 증상인 것으로 나타난다면 당분간 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만약 그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 제임스 아웃맨이 복귀하거나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연 김혜성이 빅리그에 데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시범경기에서 수비를 펼치는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다만 아직은 김혜성에게도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2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좌투수 콜튼 고든의 2구 시속 91.6마일() 공을 때렸으나 타구는 유격수 방면으로 향했고 병살타가 됐다.

5회초 다시 첫 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이번엔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건드려봤지만 타구는 유격수 땅볼이 됐다.

7회엔 바뀐 투수 닉 에르난데스를 맞아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에 헛손질을 했다. 마이너리그 첫 삼진. 9회초에도 1사에 타석에 나섰지만 7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수비에선 가장 익숙한 2루수로 나서 안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빅리그 콜업을 위해 가자 중요한 건 타격이다. 김혜성이 콜업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마이너리그에서 불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는 게 전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