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살아있다는 경기 보여줘... 나도 눈물 날 뻔" 13년 만의 챔프전, 냉철한 감독도 감동했다 [수원 현장]

배구=박건도 기자 / 입력 : 2025.03.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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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오른쪽) 정관장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고희진(오른쪽) 정관장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평소 눈물이 없다던 사령탑도 선수들의 투혼에 크게 감동했다. 고희진(45) 정관장 감독은 역사적인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공을 선수와 팬들에게 돌렸다.

정관장은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6-24, 12-25, 25-19, 25-20)로 현대건설을 이겼다.


이날 결과로 정관장은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현대건설과 PO 1차전에서 승리한 정관장은 홈에서 열린 2차전 패배로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운명의 3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흥국생명과 올 시즌 챔피언 자리를 두고 맞붙게 됐다.

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정말 감동했다. 간절하게 움직이고 공 하나에 투혼을 불사르더라. 다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데"라며 말끝을 잠시 흐리더니 "한국 여자배구 선수들이 살아있다는 경기를 한 것 같다. 투혼을 보여줬다"고 벅찬 경기 소감을 남겼다.

메가(왼쪽)이 득점 후 고희진 정관장 감독과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메가(왼쪽)이 득점 후 고희진 정관장 감독과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정관장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정관장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투혼이었다. 정관장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주전 세터 염혜선(35)은 지난 2차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3차전에 나서 맹활약을 펼치며 정관장의 승리를 이끌었다. 발목이 아팠던 부키리치(26)도 블로킹 4개 포함 15점을 올리며 분투했다. 발목 부상으로 고전한 박은진(26)도 블로킹 5개 포함 13점을 보탰다. 에이스 메가(26)는 양 팀 최다인 26점을 몰아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정관장 팬들이 원정석을 가득 메워 종료 휘슬까지 힘찬 응원을 보냈다. 고 감독은 "원정 경기인데도 많은 분이 오셨다. 팬들 응원 덕분에 올라갈 수 있었다. 선수들이 비시즌 때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렸다. 절제된 생활을 견뎌왔다"며 "코치들의 노고가 없다면 이게 안 됐다. 선수들과 코치들의 합작품에 감사하다. 덕분에 챔프전에 올라간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극적인 챔프행을 확정한 정관장은 정상 자리를 두고 김연경(37)의 흥국생명과 맞붙게 됐다. 고 감독은 "13년 만에 챔프전에 올라갔다"며 "흥국생명과 명승부를 펼치고 싶다. 정관장 팬들도 많이 오실 것이다. 팬들에게 꼭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염혜선(왼쪽에서 세 번째)이 정관장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염혜선(왼쪽에서 세 번째)이 정관장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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