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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위즈덤이 3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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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위즈덤이 29일 대전 한화전 1회초 와이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
올해 KIA는 3년 연속 OPS(출루율+장타율) 0.8을 넘긴 안정적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교체하고 위즈덤을 데려왔다. 최형우, 나성범 등 홈런 타자들이 갈수록 나이가 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만큼은 경기 분위기를 바꿀 만한 장타력을 갖추길 원했고, 위즈덤이 낙점됐다.
위즈덤은 세 시즌(2021~2023년) 연속 20홈런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7시즌 455경기 동안 88홈런을 친 장타력이 매력적인 선수다. 특히 맞자마자 담장 밖을 넘어간 것을 직감할 수 있는 홈런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를 앞두고 만난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이 나올 때면 넘어간 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내겐 정말 이 파워가 선물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한 가지 우려됐다면 메이저리그 통산 볼넷 비율(9%)보다 훨씬 높은 삼진율(36.7%)에서 비롯된 타율(0.208)이었다. 표면적인 성적만 본다면 위즈덤은 선구안이 나쁘고 콘택트 능력이 좋지 않은 공갈포 유형의 타자다. 하지만 KIA 구단은 위즈덤이 스트라이크 존 밖의 공에는 스윙하지 않는 것을 주목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변화구 수준 차이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한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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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패트릭 위즈덤이 30일 대전 한화전 6회초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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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패트릭 위즈덤이 30일 대전 한화전 6회초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최근 페이스만 본다면 이미 리그 적응을 끝난 듯 보이지만, 위즈덤은 아직 배울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그는 "얼마나 적응된 것 같은지는 숫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야구는 매일, 매 타석 다른 스포츠고 아직 내게는 고쳐야 할 점이 분명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현재 느낌이 정말 좋다. 또 매번 새로운 구장에서 이렇게 많은 팬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는 건 분명하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달 스프링캠프에서 위즈덤이 취재진을 상대로 말한 올해 목표는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올 시즌 등번호 45번을 배정받은 위즈덤은 '등번호만큼 치는 건 어떠냐'는 취재진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고, 페이스만 보면 그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아직도 그 목표에 변함이 없느냐"는 물음에 크게 웃어 보인 위즈덤은 "변한 건 없다. 장난식으로 내 등번호만큼(45개) 치겠다고 했는데 그것과 함께 또 이루고픈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하나 추가된 목표는 100타점이었다. 이는 인터뷰 당시 3연패 중이던 팀 상황과 연결됐다. 위즈덤은 "팀이 계속 이겼으면 한다. 이젠 45개의 홈런은 물론이고 더 많은 득점을 낼 수 있길 원한다. 100타점을 하고 싶다. 그걸 목표로 한다면 다른 개인적인 목표도 다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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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위즈덤이 29일 대전 한화전 1회초 와이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고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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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패트릭 위즈덤이 30일 대전 한화전 6회초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고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상대는 메이저리그 시절 한 차례 만나 2타수 무안타로 약했던 류현진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동안 단 76개의 공으로 2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으나, 위즈덤이 그 피칭에 오점을 남겼다. 첫 두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위즈덤은 6회초 몸쪽 낮게 오는 시속 131㎞ 커터를 왼쪽 담장 밖으로 넘겼다. 2-2 균형을 맞추는 동점 솔로포였다. 비거리 125m의 시즌 4호포였다.
3경기 연속 홈런이기도 했다. 위즈덤은 지난 28일 경기 7회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코디 폰세의 시속 153㎞ 직구를 통타해 솔로포를 때려냈다. 29일 경기에서는 라이언 와이스에게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속 153㎞ 직구를 또 한 번 넘겼다. 이때 비거리는 각각 110m, 120m로 이날 125m 홈런까지 비거리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괴력을 선보이며 문보경(LG)과 함께 리그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위즈덤은 "세 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는 사실보다 팀의 연패를 끊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모든 선수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 해줬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돌아온 것 같아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의 승리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다음 주에 열릴 홈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 실력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쁘고, 더욱 좋은 팀 성적을 위해 앞으로 맡은 자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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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위즈덤이 29일 대전 한화전 1회초 와이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고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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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위즈덤이 29일 대전 한화전 1회초 와이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고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