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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캡처 |
방송인 박경림이 '요정재형'에 떴다.
30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밝은 얼굴 뒤, 박경림이 숨겨뒀던 진짜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박경림은 과거 고등학생 시절 MBC 라디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교복을 입은 '돌발소녀'로 라디오 출연을 시작하면서 방송가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재형도 당시 박경림을 처음 봤다며 "우리는 문세 형 앞에서 떨었는데 너는 떨지도 않고 잘하더라"라며 과거의 박경림을 떠올렸다.
박경림은 신인으로 데뷔한 후 '두시의 데이트'에서 '그는 누구인가'라는 10분짜리 코너를 맡으며 MC로서의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박경림은 어릴 때부터 MC가 꿈이었다며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교 체육대회 사회부터 이력을 다 적어서 주변학교에 다 뿌리고 다녔다. 그러면 학생회에서 입질이 온다. '얼마냐'라고 물으면 3만 원씩 받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재형이 "왜 이렇게 진행을 잘하냐"라고 묻자 박경림은 "'두시의 데이트'를 할 때 작가님이 '그는 누구인가'를 직접 쓰게 했고 배웠다. MBC 자료실에서 일주일 내내 신문 자료, 잡지 자료 등 다 찾아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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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캡처 |
박경림은 "저는 MBC 출입증을 받았는데 다 가진 것 같더라. 너무 방송국에 가고 싶더라. 아침 9시에 가서 저녁 10시까지 있었다. 아침에 가서 작가실마다 인사했다. 이걸 6개월 정도 했더니 폭설이 오거나 폭우가 오는 날이면 저에게 연락이 오더라. 제가 자료조사를 할 때 항상 라디오를 듣고 있으니 오늘이 무슨 코너인지 알고 진행을 했다. 그러다가 라디오 고정을 많이 들어갔다. 사실 제 목소리로 DJ를 못 한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감사했다. '두시의 데이트'를 또 하게 됐다"고 했다.
정재형이 박경림에게 "'제작발표회의 여왕'이다"라고 하자 박경림은 처음 자신이 제작발표회 MC를 했을 때를 떠올리며 "영화 제작보고회나 제작발표회가 보편화됐을 때가 아니었는데 제가 아이를 낳고 저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라는 이나영, 김지석 주연의 영화 쇼케이스 진행에 섭외가 왔다. 3개월 있다가 영화 제작보고회 MC 섭외가 왔고 이후에 띄엄띄엄 연락이 오다가 지금까지 계속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정재형이 "거기서 싸움 같은 건 안 났냐"라고 묻자 박경림은 "제 앞에선 안 싸우더라. 제가 모르는데서 싸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싸우는 건 못 봤다. 촬영하는 동안 우여곡절이 있고 힘들 수는 있겠다. 그날(제작발표회 때) 저를 볼 때면 다들 반갑게 해주시더라. 대기실에서는 전작에 비해 어떤 변신을 했는지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고 답했다. 정재형이 "'잘 되겠다'라는 것도 맞추냐"라고 묻자 박경림은 "제가 그걸 다 맞췄더라면. 제 인생부터 좀"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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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캡처 |
그는 "영화 관계자들이 '경림 씨는 맨날 좋다고만 해'라고 볼멘소리도 하는데 저는 다 재미있다. 싫어하는 장르가 딱히 없다. 어떤 작품이든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라며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정재형은 "요즘 너 시간 안 되면 제작발표회를 안 한단 소문도 들었다"고 했고, 박경림은 "아니다. 그게 잘못된 소문인데 제가 정정을 안 할 뿐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장에서 난감했던 상황이 있었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경림은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진행 때 '이제훈 씨랑 함께 연기하니 어땠냐'란 질문에 신인배우가 '얼떨떨했다'라고 말하려던 게 '떨떠름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박경림은 작품마다 콘셉트를 맞춰 입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한다. 그는 "자료화면을 보고 준비하는데 다행히 스타일리스트도 즐거워한다. 스타일리스트가 한복집이란 곳은 다 알아봐주고 '콘크리트 유토피아' 땐 의상학과 학생의 졸업작품도 입었다"고 했다.
박경림은 자신의 방송 활동 전성기로 "2000년부터 열심히 해서 2002년에 연예대상을 받았다. 그때 만 22살이었다. 그 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라며 "'동거동락'도 하고 '애정만세'도 하면서 '뉴 논스톱' (활약이) 컸다. 앨범도 내면서 여러 개를 하다 보니 상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년은 두세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시트콤은 새벽 5시부터 촬영했고 라디오는 12시에 끝났다. 그런데 그때 너무 행복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MC가 꿈이었는데 앞만 보고 오다가 이런 기회가 생기니까 섭외가 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좀 덜 자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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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캡처 |
연예대상이 끝난 후 박경림은 "너무 좋아서 한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버리니 여기서 잘하면 유지인 거고 아니면 떨어지는 건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란 생각을 했다"라며 "2003년 유학 준비를 하면서 정리를 할 때였는데 상을 받아서 다행이었다. 대학 졸업하면 무조건 유학을 가려고 했던 거다. 제가 '7막 7장'이란 책을 읽고 꿈을 이루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저의 머릿속 70% 지분이 '꿈'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았는데 미국에 가려고 했다. 대사관에 무작정 간 적도 있는데 아빠한테 '호강시켜드리겠다'고 편지를 썼다. 아빠가 답장을 썼는데 '너무 미안하다. 지금 아빠가 너무 네 꿈을 응원하지만 못 보내주는 상황이니 대학에 가면 달러 빚이라도 내서 보내주겠다'라고 했다. 저는 결과를 알았지만 아빠를 죄스럽게 느끼게 한 게 미안하더라. 그때 '내 스스로 돈을 벌어서 가겠다'라고 다짐한 거다"라고 밝혔다.
박경림은 "혹자는 제가 유학 다녀온 후 '예전만 못하다'라고 하는데 제가 여기 계속 있었으면 '내가 뭐라도 된 줄 알았을 거다"라며 "미국에서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보는 걸 보고 '내가 '.'(점)도 아닌데 '-'(획)인 줄 알았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랭귀지하는 학생이었는데 미국인 3명이랑 기숙사에서 지내게 된 거다. 깊이 있는 대화는 못해도 고기 구워주고 잡채 만들어주고 쌈 싸먹으면서 정말 친해졌다. 해외 내한 스타가 와도 국적 구분이 없다. 편견을 갖고 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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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 캡처 |
박경림은 유학 다녀온 후 박수홍과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줘'에 출연했고 거기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분(남편)이 명함이 새로 나와서 줬는데 제가 연예인인 척하는 걸로 보일까봐 번호를 줬더니 문자가 와 있더라. 한 달이 지나서 인사 문자를 했고 이후에 강원도 낭독회를 가다가 우천시 취소가 됐는데 (지금 남편이) '저 오는 서울 가는데 시간 되시나요?'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날 만났고 만난 날 조카를 봐 달라고 해서 조카들과 베니건스에 가서 밥을 먹고 같이 놀았다. 엄마 아빠도 강화도에 가기로 해서 조카들이 다음날까지 같이 있자고 하더라. 그 다음날에 다 같이 집에 있는데 아빠가 갑자기 집에 와서 남편과 만났다"라고 러브스토리를 밝혔다.
박경림은 "이후에 연락을 했더니 그분이 '가족들과 마트 갔다왔어요'라고 하길래 '사소한 행복을 아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경림이 최근 쇼뮤지컬 '드림하이' 제작자로 나섰다고 하자 정재형은 "네가 인성이 가르친 거 너무 유명하지 않냐"라며 '뉴 논스톱'에서 박경림이 조인성과 러브라인이었던 때를 얘기했다. 이에 박경림은 "저는 이민우 오빠 좋아하고 양동근(과 이어지는 설정)이었는데 제작진은 조인성이 박경림을 좋아하는 콘셉트면 너무 웃길 것 같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그래서 저는 '안 할 이유가 없다. 너무 좋다'고 하고 같이 했다. 내가 하루에 알바 8개 하면 조인성이 저에게 빠지는 설정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조인성은 핑클의 'Now' 뮤직비디오에만 출연해서 박경림과 연기를 처음 하게 됐던 것이었다.
정재형은 "너는 이런 걸 보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너무 잘 어울린다"고 했고, 박경림은 앞으로도 좋은 진행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