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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사생활 논란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5.03.31 /사진=이동훈 photoguy@ |
배우 김수현이 배우 고(故) 김새론과 미성년자 교제 의혹에 휩싸인 것 등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김수현은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생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자들의 질의응답 없이 진행됐다.
김수현은 먼저 떨리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김수현입니다. 먼저 죄송합니다.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인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제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까, 피해를 볼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다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랬으면 저를 사랑해주신 팬분들, 이 기자회견까지 말할 수 없이 애써주신 회사 식구분들 다 이토록 괴롭지는 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폭로될 때마다 '내일은 그냥 다 이야기 하자', '직접 말하고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자'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라며 울먹였다.
김수현은 "하지만 그때마다 망설이게 됐습니다. 내 결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혹시 모두를 잘못되게 만드는 건 아닐까"라며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에 고인이 저와 함께 올린 사진을 올렸을 때도 그랬다.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저의 이런 선택을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저와 고인 사이의 일들에 대해 제가 말하는 것들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셔도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니까 한 번만 제 얘기를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김수현은 "저는 배우가 되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원래 저는 가진 게 많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지킬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고 있을 때도 주연배우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때 만약 몇 년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의 관계를 인정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스탭분들,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제작사, 그리고 우리 회사 식구분들 다 어떻게 되는 걸까 (싶었다).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저는 늘 스타 김수현의 선택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매일 두려웠습니다. 제가 스타 김수현으로서 선택한 것들이 나에게 독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할까 모든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만약 다시 '눈물의 여왕'이 방영 중이던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다시 그 선택을 할 것입니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재차 울먹였다. 김수현은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수현은 "그게 지금 김수현이란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선택을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사과드립니다"라며 일어나서 90도로 인사했다.
김수현은 거친 숨을 들이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걱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불안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또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하지만 제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이런 조언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좋게 좋게 가자. 리스크 관리하려면 일단 적당히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여라. 그럼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질 거고 나중에 컴백 준비를 해라'라고. 그 말을 들었다면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이렇게까지 폭로되는 일은 없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마다 '내일은 무슨 사진을 올리겠다', '뭘 터뜨리겠다' 이런 협박을 받지 않아도 됐을 거고 제 사생활을 담은 사진들이 유출돼서 모욕당하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저는 협박하면서 거짓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라는 강요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저의 외면으로 인해 또 저희 소속사가 고민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김수현은 "저와 고인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연인이었습니다.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났고 다시 시간이 지나 헤어지게 됐습니다. 그 뒤로는 고인과 좀처럼 연락을 주고 받지는 못했고 헤어지게 됐습니다. 둘 다 연락을 주고 받는 건 조심스러웠습니다. 둘 다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배우이기도 했고 고인이 저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을 때엔 고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입장이라 더 그랬다. 그래서 고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겪었을 때도 쉽게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고인의 유족을 대변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가 음주운전 사건 당시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고인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제가 고인에게 어떤 연락을 하는 것이 참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미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 말이 변명으로 들리실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가만히 있고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늘 과분한 사랑을 받는만큼 오해도 많이 받습니다. 사실이 아닌 일도 사실처럼 돌아다닙니다. 저는 그 또한 제가 감당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유족은 제가 고인의 전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제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너는 미성년자 때부터 고인을 농락했다', '너는 돈으로 고인을 압박해서 죽게했다', '너는 살인자다'(라고 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김수현은 최근 배우 고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시절 그와 교제했다고 알려지며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김새론 유족은 김새론의 문자, 편지 등의 흔적에 따라 김새론이 15세였고 김수현이 27세였던 2015년부터 교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수현 측은 두 사람이 2019년부터 연애했다며 김새론이 성인이 된 후 교제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김새론과 김수현이 2016년, 2018년 나눈 "쪽", "나 언제 너 안고 잠들 수 있어" 등 애정표현 가득한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