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구 역투' 1순위 신인 쉬어간다, 키움은 투구수 조절 대신 휴식을 택했다... 1일 경기 취소→2일 윤현 등판→6일 등판 유력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4.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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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신인 정현우가 지난달 26일 KIA전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신인 정현우가 지난달 26일 KIA전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데뷔전에 무려 122구를 뿌렸다. 승리 투수가 됐지만 우려가 뒤따랐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두 번째로 많은 투구를 한 데뷔전이었기 때문이다. 사령탑은 "문제없다"고 자신했지만 뜻하지 않게 경기가 취소됐고 정현우(19·키움 히어로즈) 또한 쉬어가게 됐다.

키움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투수로 또 다른 신인 윤현을 내세운다.


당초 1일 선발은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였으나 지난달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1일 예정된 KBO 5개 구장 경기가 모두 취소되면서 키움 선발 운영 계획에도 변동이 생겼다.

키움 구단은 "2일 두산전엔 로테이션에 따라 윤현이 선발 등판한다"며 "정현우는 한 차례 휴식을 부여받기로 결정됐다. 정현우의 몸 상태엔 이상이 없으며 엔트리 변동도 없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데뷔전에서 투구하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데뷔전에서 투구하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덕수고를 거친 정현우는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완성형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계약금 무려 5억원에 사인했다. 키움이 외국인 투수가 아닌 타자를 2명이나 택했던 데에는 정현우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해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었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11이닝 동안 6피안타 5볼넷 10탈삼진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ERA) 0.82로 훨훨 날아오른 정현우는 지난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정현우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한 듯 했다. 5이닝 동안 8피안타 7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했으나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 속에 승리 투수가 됐다. 만점짜리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경기 초반 위기를 잘 견뎌낸 건 박수를 받을 만했다. KBO 역대 고졸 신인 역대 12번째 데뷔전 선발승도 기록했다.

화제가 된 건 정현우의 투구수였다. 1회부터 흔들리며 31구를 던진 정현우는 2회까지 4점을 내줬다. 이미 93구를 던졌지만 팀이 11-4로 앞서 있었고 홍원기 감독은 팀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 투수에게 승리라는 값진 경험을 선사해주고자 5회에도 등판시켰다. 문제는 5회에도 안타와 볼넷 등을 허용하며 2점을 더 내줬고 투구수가 더 불어났다는 것. 그럼에도 홍 감독은 정현우를 내리지 않았고 결국 5회를 마치고 승리 요건을 안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데뷔전에서 122구를 던졌는데 이는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신인 데뷔전 최다 투구수 2위에 해당하는 기록(1위는 롯데 김태형의 135구, 1991년 4월 24일 OB전)이었다.

지난달 26일 KIA전에서 KBO 역대 12번재로 고졸 루키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지난달 26일 KIA전에서 KBO 역대 12번재로 고졸 루키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현우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컸다. 홍원기 감독도 정현우에 대한 관리 계획이 있었다. 지난달 30일 고척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은 정현우의 1일 두산전 선발 등판 예정 소식을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 결과 몸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투구수 조절을 해줄 것이다. 등판 이후 컨디션 회복세는 분명 정상"이라고 전했다.

1일 등판할 경우 로테이션상으로는 6일 경기까지 일주일에 두 번 등판할 가능성이 컸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계속해서 투구수나 컨디션 체크를 할 것이며 또 다른 플랜도 가지고 있다"며 "(주 2회 등판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 대신 올해 젊은 투수들을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더 일찍 엔트리에서 빼주면서 관리해줄 생각이다. 전반적인 플랜 자체를 그렇게 잡아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일 경기가 예기치 못하게 취소된 상황에서 홍 감독은 로테이션을 하루씩 뒤로 미루는 게 아니라 루틴에 맞게 준비한 윤현을 2일 두산전에 등판시키기로 했다. 이럴 경우 3일엔 케니 로젠버그, 4일엔 하영민, 5일엔 김윤하가 등판하고 정현우는 6일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열흘 휴식 후 등판하게 된다.

특별한 관리 없이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생겼다. 키움으로선 투구수나 이닝 조절 등 고민을 하기보다는 로테이션을 걸러주는 방식을 택했다. 정현우의 몸 상태에 대한 팬들의 우려 또한 자연스레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승리 후 동료들에게 물 벼락 축하를 받고 있는 정현우(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승리 후 동료들에게 물 벼락 축하를 받고 있는 정현우(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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