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정말 멘붕 왔다" LG 문보물이 떠올린 2024년 5월, 장타율 0.917에도 차분했던 이유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4.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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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 /사진=김동윤 기자
LG 문보경. /사진=김동윤 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보경이 1회말 2사 2루에서 선제 2점 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보경이 1회말 2사 2루에서 선제 2점 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잘하든 못하든 똑같이 하려고 한다."

LG 트윈스의 '문보물(문보경+보물)' 문보경(25)이 절정의 타격감에도 한없이 차분했다. 2024년 5월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염경엽(57) 감독이 이끄는 LG는 3월을 7경기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구단 개막 최다 연승 기록(2017년 6연승)을 넘겼고, 2003년 삼성, 2022년 SSG가 보유한 리그 개막 최다 연승인 10연승에 도전 중이다. 이 연승가도에 탄탄한 선발진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같은 기간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1.50으로 2위 KIA의 2.63보다 크게 앞서는 리그 1위다. 그 덕에 불펜진에 누수가 있음에도 팀 평균자책점도 1.86으로 2위 KT의 2.64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리그 1위다.

지키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선발진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준 것이 팀 타선이다. 5회까지 리드를 안겨준 것이 5차례로, LG 타선은 10개 팀 중 가장 많이 선발 투수들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그 중심에 4번 타자 문보경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문보경은 7경기 타율 0.375(24타수 9안타) 4홈런 9타점 6볼넷 4삼진, 출루율 0.500 장타율 0.917로 OPS(출루율+장타율)만 1.417에 달한다. OPS와 홈런은 리그 1위다.

개막 후 첫 7경기 활약만 따지면 주전으로 올라섰던 2022년 초반과 다르지 않다. 2022년 당시 문보경은 첫 7경기에서 타율 0.524(21타수 11안타) 1홈런 3타점, OPS 1.267로 많은 안타를 때려내며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문보경 역시 "2022년 개막했을 때 느낌이 좋았던 것 같은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괜찮다"고 말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보경(오른쪽)이 1회말 2사 2루에서 선제 2점 홈런을 날린 후 홍창기의 환영을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보경(오른쪽)이 1회말 2사 2루에서 선제 2점 홈런을 날린 후 홍창기의 환영을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3루수 문보경(왼쪽)이 8회초 롯데 손호영의 직선 타구를 환상적인 수비로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한 후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3루수 문보경(왼쪽)이 8회초 롯데 손호영의 직선 타구를 환상적인 수비로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한 후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인터뷰 내내 문보경은 들뜬 기색 없이 차분하고 침착했다. 최근 수비에서도 몇 차례 다이빙 캐치를 비롯해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연습한 대로 했을 뿐"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유가 있었다. 문보경은 "지난해 슬럼프가 길게 왔다. 슬럼프야 1년 내내 꾸준히 잘 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데 올해는 그 기간을 줄이고 싶다. 그때는 정말 심각하게 못 쳐서 멘붕(멘탈 붕괴)이 왔다"고 2024년 5월을 떠올렸다.

지난해 문보경은 개막 후 4월까지 33경기 타율 0.298(121타수 36안타) 3홈런 20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5월 1일 창원 NC전 멀티히트 이후 10경기 연속 무안타를 포함해 25경기 타율 0.171(70타수 12안타) 1홈런 10타점 OPS 0.565로 부진한 한 달을 보냈다.

문보경은 "잘 될 때는 무슨 공이 날아와도 잘 맞는데 안 될 때는 정말 (상대가) 치라고 던져도 안 맞는다.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더 정확하게 치려고 하다 보니 타이밍도 늦게 된다. 야구가 그래서 참 어렵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그때 어떻게 슬럼프를 벗어났는지 잘 모르겠다. 사이클이 올라올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슬럼프 기간이 길어졌다. 그래도 마음을 비웠던 게 컸다. 또 체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라 생각해 체력 조절을 좀 잘하려 한다. 올해는 슬럼프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온다 해도 이겨낼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오른쪽)이 5회말 2사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문보경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오른쪽)이 5회말 2사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문보경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한화 이글스 경기가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과 문보경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한화 이글스 경기가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과 문보경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항상 앞에서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해결사 오스틴 딘(32)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존재다. 지난해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타점왕이 됐던 기록이 말해주듯 오스틴은 엄청난 클러치 능력을 자랑한다. 올해도 문보경의 앞에 나와 벌써 7타점을 올리고 있다.

문보경은 "내 앞에 오스틴이 있다는 것이 엄청 든든하다. 앞에서 많이 해결해주니까 뒤에 있는 우리도 더 편하게 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며 "오스틴은 정말 LG에 대한 애정이 높은 게 느껴진다. 무조건 본인보단 팀 퍼스트를 중시하는 선수라 LG가 이기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항상 고민하고 생각한다. 정말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인정한 최고의 시즌 시작임에도 문보경은 한사코 시즌 끝까지 꾸준한 걸 목표로 했다. 그런 문보경도 LG 팬들이 자신을 향해 불러주는 '문보물'이라는 별명에는 애착을 드러냈다. 문보경은 "문보물이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감사하다. 그 별명에 걸맞게 계속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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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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