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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권민규는 석교초-세광중-세광고 졸업 후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2번으로 한화에 지명된 좌완 투수다. 키 189㎝ 몸무게 89㎏ 체격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과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고교 통산 9이닝당 볼넷 1.38개로 아마추어에게서는 만점에 가까운 제구력이 강점이라는 평가받았다.
아쉽다면 최고 시속 146㎞에 불과한 직구 구속이었다. 평균 구속은 3월 시점에서도 시속 142~143㎞로 확실히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크게 긴장하지 않는 차분한 성격과 준수한 직구 수직 무브먼트는 뛰어난 제구력과 합쳐져 느린 구속에도 프로 선수들과 정면 승부를 가능하게 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 역시 지난달 시범경기에서 "(권)민규가 볼이 빨라서 잘하는 게 아니다. 야구는 볼의 강약, 그리고 제구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KBO 10개 구단 신인 중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호주 야구 국가대표팀에 2⅔이닝 5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한 걸 시작으로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내내 실점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도 2⅔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솎아내면서 단 하나의 볼넷도 주지 않았고 당당하게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는 완벽에 가까웠던 제구력이 조금은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따금 볼이 날리면서 1군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6일 잠실 LG전에서는 1이닝 동안 볼넷 2개를 줬고, 가장 최근인 3월 29일 대전 KIA전에서도 한 차례 볼넷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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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이후 좌타자 클린업 나성범과 최형우를 상대할 예정이었으나, 김종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에 중계를 맡은 KBO 통산 2504안타의 전설 박용택 해설위원도 "권민규 선수가 나성범, 최형우 선수를 상대하는 거 보고 싶었는데..."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보는 이도 설레게 하는 피칭에 한화 구단도 벌써 긴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고려할 정도다. 다음 날(30일) 김경문 감독은 "29일 경기에서 와이스를 초반에 바꿀까 하는 타이밍이 몇 번 있었다. 4점에서 점수를 더 주면 (권)민규를 낼 생각이었다. 멀티 이닝도 생각했다"며 "그래서 민규가 내가 본 중에 컨디션이 가장 안 좋았다. 몸을 두 번이나 풀었다고 하더라"고 기특해했다.
최근 기존 마무리 주현상이 흔들리고 김서현, 박상원 외에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으면서 신인들이 나설 기회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닌 권민규의 역할이 늘어나는 건 자명한 일. 권민규도 그 기회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권민규는 "고등학교 때부터 볼넷을 주지 않는 제구를 중점으로 하는 유형의 투수라고 생각했는데 프로에 오니 조금 급해진 것 같다. 볼넷도 내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지난 등판을 돌아보면서 "나는 원래 구위로 누르기보다는 맞혀 잡는 투수다. 볼넷보다는 차라리 맞자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계속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점차 경험을 쌓으며 가다듬으면 좋아질 것 같다. 지금 내 보직은 불펜이니 기회가 된다면 홀드, 세이브도 하면서 점차 팀 승리에 기여하는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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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