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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허수봉이 1일 대한항공과 챔프전 1차전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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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1차전 승리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허수봉(가운데). /사진=KOVO 제공 |
허수봉(27·천안 현대캐피탈)은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만큼 더 독한 마음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했고 끌려가던 흐름을 연이어 뒤집으며 간절히 염원하는 우승을 향해 유리한 발걸음을 옮겼다.
허수봉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17득점 활약하며 팀의 세트 스코어 3-1(25-20, 24-26, 25-22, 25-23) 승리를 이끌었다.
허수봉의 활약 속에 현대캐피탈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19차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3.6%(14/19)에 달했다.
허수봉은 이날 블로킹 2개와 서브 득점 하나를 포함해 17득점, 공격 성공률 56%, 공격 효율 52%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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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더블 블로커 사이로 공격을 하는 허수봉(오른쪽). /사진=KOVO 제공 |
1차전 승리의 주역이 된 허수봉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끌려가던 경기를 잡아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2주간 경기가 없어서 선수들이 감이 떨어져보였는데 매 세트 끌려 다녔는데 선수들끼리 '조금 더 버티자, 버티면 기회가 온다'고 했고 감독님께서는 리시브에 좀 더 발을 움직이라고 주문을 많이 했다. 선수들기리 얘기해 버텨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러셀을 상대로 잡아낸 블로킹도 주효했다. 허수봉은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러셀이 컨디션도 좋고 빠른 플레이를 하면서 타점이 좋은 선수라 KB손해보험이 막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레프트 블로커들이 어떤 코스를 막을지 대화를 많이 했다. 감독님이 플레이오프를 재미로 보지 말라며 상대가 어떻게 하는지 짚어주셨다. 경기 때 그 생각이 나서 막을 수 있었다. 러셀이 전위에서 크로스를 자주 때리는데 토스가 길 때 톡 때리는 경우들이 잇다. 그럴 때 일부러 날아가서 직선 쪽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천안유관순체육관엔 3207명의 관중이 찾아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크나 큰 함성이 경기 내내 이어졌고 현대캐피탈이 극적인 득점을 해낼 때는 그 열기가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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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포효하는 허수봉(왼쪽에서 2번째).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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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가운데)의 득점 후 동료들이 하나 같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경북사대부고 졸업 후 곧바로 2016~2017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던 허수봉은 곧바로 현대캐피탈로 이적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시즌부터 대한항공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허수봉은 단 한 세트 출전에 그쳤다. 이듬해에도 3경기 3세트 출전하며 존재감이 크지 않았고 팀은 1승 후 3연패를 당해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2018~2019시즌 허수봉의 역할이 커지기 시작했고 챔프전에서도 대한항공을 상대로 위용을 자랑하며 진정한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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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종료 후 종아리 경련을 풀고 있는 허수봉(오른쪽). /사진=KOVO 제공 |
그렇기에 유독 경기 전부터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허수봉은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대한항공으로 결정되고 나서는 복수심도 많이 떠올렸다. 예전의 당했을 때의 감정들을 많이 생각했다. 올해는 꼭 이겨서 우승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게 된 문성민이 커피차를 보냈고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조력자로 나선 것도 큰 힘이 됐다. 허수봉은 "은퇴를 하셨지만 같이 운동하면서 코치님 역할도 하고 공도 때려주셨다"며 "코트에 들어가기 전에 '옛날에 많이 졌는데 발라버리러 가자'고 얘기해주셨다"고 웃었다.
3세트를 마치고 스태프들이 달라 붙어 다시 경련을 풀어주는 장면도 있었다. 그만큼 온 힘을 다해 경기에 나섰다. 허수봉은 "원래 경련이 잘 온다. 세트 끝나고 스트레칭을 하는데 서브 치기 전에 쥐가 올 것 같아서 한번 스트레칭하고 들어갔다"고 별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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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왼쪽)이 승리 후 레오와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