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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정빈이 3일 수원 KT전에 앞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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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절 채은성. |
LG 트윈스 팬들이 사랑하는 선수 응원가가 3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원 주인 채은성(35·한화 이글스)이 LG에서 뛰었던 마지막 해, 프로 무대에 첫발을 디딘 문정빈(22·LG)이 그 주인공이다.
2022시즌 종료 후 채은성이 한화로 FA 이적하면서 한 가지 아쉬움을 남긴 것이 있다. 바로 그를 상징하던 응원가를 더 이상 잠실야구장에서 부를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채은성 본인도 굉장히 만족해 자신의 결혼식 때도 입장곡으로 썼을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응원가였다. LG 구단에 따르면 채은성 이적 당시 응원가를 가져가도 된다고 했지만, 채은성 스스로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는 이유로 고사했다.
그로부터 2년간 들을 수 없었던 응원가가 지난달 2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부활했다. 올 시즌 데뷔한 신예 문정빈의 데뷔 타석이었다. 8회말 무사 1, 2루에서 박해민 대신 대타로 들어선 문정빈이 초구를 볼로 골라내자, 이윤승 LG 응원단장이 "주인공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2만 375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야구장은 이내 "바로 너!"라고 화답하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상대 팀의 응원가도 부를 수 있는 야구장 특유의 문화 덕에 1루뿐 아니라 3루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문정빈~ 힘차게 날아올라 봐~"라며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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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관중.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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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정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
공교롭게도 응원가의 전 주인 채은성도 생각보다 일찍 만났다. 비록 한 경기 한 타석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문정빈이 선발 출전하면서 1루의 채은성도 모처럼 좋아했던 응원가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다.
문정빈은 "안 그래도 한화전 이후에 선수들끼리 저녁을 먹으면서 (채)은성 선배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채은성 선배님이 '응원가 더 듣고 싶었는데 한 번밖에 안 나왔네'라고 웃으시면서 내게 '어릴 때는 멋모르고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격려해주셨다"고 채은성과 대화를 떠올렸다.
프로 데뷔 첫 안타, 첫 타점을 벼락같은 홈런으로 해냈던 문정빈은 이후 좀처럼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이에 문정빈은 "결과에만 집착해서 그동안 연습해왔던 루틴이 무너졌다. 그러다 보니 타이밍도 빨라지고 조급했다. 이제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타석에 최대한 차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3일 경기였다. 모처럼 선발 출장한 문정빈은 좌완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2회초 1사 2루에서 0B2S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며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6회 1사 1루에서는 직구를 통타해 날카로운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면서 프로 두 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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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정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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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정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22년 퓨처스리그 70경기 타율 0.199를 기록한 뒤 병역 문제를 먼저 해결한 문정빈은 지난해 5월 돌아와 퓨처스리그 28경기 타율 0.489(94타수 46안타) 6홈런 23타점, 출루율 0.529 장타율 0.840을 마크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이번 미국-일본 스프링캠프까지 꾸준히 눈도장을 찍었고 개막 엔트리에도 당당히 들었다.
그리고 한때 LG에서 사랑받던 강타자의 응원가를 물려받으면서 그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기대케 했다. 문정빈도 자신이 좋아했던 응원가를 물려받은 만큼, 팬들이 그 응원가를 오래 부를 수 있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문정빈은 "응원가가 나올 때 나는 따라부르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고 웃으면서 "1군은 확실히 2군과 분위기가 달랐다. 팬분들도 정말 많이 와 주시고 응원해 주시니까 경기에 임할 때 집중도 잘되고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었다. 부담은 없다. 그보단 이렇게 팬분들이 항상 응원해 주시니까 한 번 잘해보자 하는 마음이 든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