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김연경 더 보고싶을 것, 우리 역할이 필요" 적장의 진심에 폭소, 흥국생명은 '2년 전 악몽'을 떠올렸다 [대전 현장]

대전=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4.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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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왼쪽)이 4일 정관장과 챔프전 1차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왼쪽)이 4일 정관장과 챔프전 1차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팬들 위해서 한 경기 정도 더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고희진(45) 대전 정관장 감독의 말이다. 13년 만에 오른 챔피언결정전에서 대전 홈 팬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사하는 동시에 진심으로 세계적인 배구 선수이자 후배의 경기를 더 지켜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흥국생명은 4일 오후 7시부터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1,2차전 홈에서 연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1승만 더하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다. 또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10년 전에 여기서 챔프전을 했는데 그때도 이렇게 기자실이 꽉 차지 않았다. 그만큼 많은 주목을 받는 경기"라며 "저 또한 김연경 선수가 한 경기 더 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보내기는 아쉽다. 너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힘들겠지만 팬들을 위해서 한 경기 정도 더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농담이지만 진심도 담겨있다. 정말 잘하더라. 같은 시대에 선수로서도 활약하며 신인 때부터 봤지만 한 경기 더 하는 모습을 전 국민이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더니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역할이 필요하다. 전 국민을 대신해 우리가 쉽게 못 보내주겠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다 떠나서 맥 빠진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동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
고희진 정관장 감독.
정관장은 시즌 막판 엄청난 기세를 보였으나 불운도 겹쳤다. 아웃사이드 히터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와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발목 부상을 당했고 플레이오프에서야 돌아왔다. 완전히 회복한 상태라고 보기 얼운 상황. 설상가상으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터 염혜선이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다. 2차전엔 결장했고 플레이오프 3차전과 챔프전 1차전에도 출전했지만 여전히 활동량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여기에 노란 또한 플레이오프에서 다쳐 1차전엔 결장했다.

고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회복하고 치료하는데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그 다음으로는 디테일한 전술, 수비와 블로킹에 신경을 쓰고 나왔다"며 노란이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선다고 인정하며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르는데 선수들이 힘들고 아프지만 투혼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수들에게 해준 말은 과거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명대사이기도 했던 "극복"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우리가 극복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제스처와 함께 말해줬다. 웃겨주려고 아침에도 그렇게 인사했다. 조금은 마음 편하게 해주고 웃음도 주고 싶었다. 오늘 한번 극복해보겠다"고 말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55) 흥국생명 감독은 무조건 여기서 끝내겠다는 각오다. 2년 전 일을 언급했다. 그는 "당연히 오늘 이기고 싶은데 2년 전 일도 있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2년 전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챔프전에서 홈에서 2연승을 거두고도 이후 3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작년에는 수원 현대건설에 맥없이 무너졌기에 이번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욱 크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2차전에도 0-2로 뒤지다가 뒤집은 게 좋은 일이었다. 매 경기가 새로운 페이지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계속 말하지만 2년 전 팀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김연경을 제외하고는 주위 선수들이 다 바뀌었다. 지금 쓰는 스토리는 새로운 스토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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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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