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은퇴 늦췄다' 정관장 대반전 썼다! 메가-부키리치 71점 폭발, 2패 뒤 안방서 반격의 1승 [대전 현장리뷰]

대전=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4.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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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메가(왼쪽부터), 정호영, 부키리치가 4일 흥국생명과 챔프전 3차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정관장 메가(왼쪽부터), 정호영, 부키리치가 4일 흥국생명과 챔프전 3차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고희진 감독(오른쪽)이 부키리치에게 엄지를 치켜올리며 칭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고희진 감독(오른쪽)이 부키리치에게 엄지를 치켜올리며 칭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연경(37·인천 흥국생명)의 은퇴 시기를 늦추겠다는 사령탑의 이야기는 괜한 농담이 아니었다. 감동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대전 정관장이 놀라운 투혼으로 홈 팬들 앞에서 반격의 서막을 알리는 귀한 1승을 따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고 세터 염혜선과 리베로 노란의 부상이 나와 걱정이 컸던 정관장은 13년 만에 진출한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내주고도 3차전 홈에서 승리를 챙기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김연경의 커리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세계 배구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김연경은 커리어 황혼기에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지난 두 시즌 모두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며 팀을 챔프전까지 이끌었지만 끝이 아쉬웠다. 2022~2023시즌엔 2승 후 3연패를 하며 고배를 마셨고 지난 시즌엔 수원 현대건설에 맥없이 무너졌다.

그렇기에 2승을 챙긴 뒤에도 방심하지 않았다. 반면 정관장은 투혼으로 반격에 나서겠다는 각오였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저 또한 김연경 선수가 한 경기 더 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보내기는 아쉽다. 너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힘들겠지만 팬들을 위해서 한 경기 정도 더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득점 후 기뻐하는 김연경(왼쪽부터)과 아쉬워하는 부키리치와 정호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김연경(왼쪽부터)과 아쉬워하는 부키리치와 정호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농담이지만 진심도 담겨있다. 정말 잘하더라. 같은 시대에 선수로서도 활약하며 신인 때부터 봤지만 한 경기 더 하는 모습을 전 국민이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더니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역할이 필요하다. 전 국민을 대신해 우리가 쉽게 못 보내주겠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다 떠나서 맥 빠진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동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전했다.

충무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 흥국생명 선수들은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블로킹 3개를 기록하며 높이로 정관장을 압박했고 범실 7개를 자아냈다. 김연경이 7점을 터뜨리며 흥국생명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2세트도 흥국생명이 10-5로 리드를 잡아 쉽게 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무서운 추격전이 시작됐다. 메가의 강력한 백어택과 오픈 공격, 염혜선의 서브 에이스, 상대 범실,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으로 10-10 동점이 됐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결국 듀스 승부로까지 이어졌다. 쉽게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다. 무려 11차례나 이어진 듀스 끝에 웃은 건 흥국생명이었다. 그리고 길고 긴 승부를 끝낸 건 김연경이었다.

34-34에서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완벽히 성공시켰고 이어진 공격에서도 김연경이 감각적인 밀어넣기로 득점에 성공하며 긴 세트를 직접 마무리했다. 역대 V리그 챔피언결정전 단일 세트 최다득점 기록이기도 했다.

3세트에선 정관장이 앞서갔다. 메가의 맹활약 속에 10-5까지 앞서갔다. 3세트는 따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메가가 2세트에 이어 서브 라인오버라는 황당한 실수를 범했다. 정관장의 체력과 정신력이 얼마나 한계까지 다다랐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정관장 부키리치(오른쪽)가 높은 타점을 활용해 흥국생명의 블로킹 벽을 허물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정관장 부키리치(오른쪽)가 높은 타점을 활용해 흥국생명의 블로킹 벽을 허물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후 묘하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피치의 블로킹과 정윤주의 오픈 공격, 이고은의 감각적인 2단 공격, 김연경의 오픈 등으로 바짝 추격했다. 정관장은 이후에도 역전은 허용치 않았으나 결국 16-16 동점이 됐다.

그러나 마지막 힘을 짜냈다. 박은진와 부키리치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고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 메가의 마무리로 한 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3-3에서 정관장이 점수 차를 벌려갔고 다시 10-5로 3세트와 똑같은 흐름이 됐다.

분위기 반전 또한 정확히 닮아 있었다. 이후 김연경의 퀵오픈과 이고은의 서브 에이스, 투트쿠의 연속 득점, 피치의 블로킹과 정윤주의 오픈 공격으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정관장은 3세트보다 더 힘을 냈다. 메가의 이날 첫 블로킹을 시작으로 상대 범실, 표승주까지 블로킹을 성공시켰고 정윤주의 네트터치, 부키리치의 백어택으로 20-15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완전히 기세를 탔다. 표승주가 피치의 이동 공격까지 잡아냈다.

흥국생명도 달아오른 정관장의 분위기를 잠재울 수 없었다. 메가의 백어택과 부키리치의 오픈, 메가의 백어택에 이어 부키리치의 깔끔한 마무리로 결국 승부를 5세트로 향했다.

정관장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린 정관장은 6득점의 메가, 5득점의 부키리치 쌍포의 활약 속에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풀세트 혈전 속에 메가는 40점, 부키리치는 31점으로 흥국생명의 수비벽을 허물었다. 정호영과 표승주도 각각 8점, 박은진이 7점으로 힘을 보탰다.

반면 흥국생명에선 김연경이 29점, 투트쿠가 21점, 정윤주가 16점, 피치가 14점을 올렸지만 다 잡은 분위기를 살려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득점하는 정관장 메가(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득점하는 정관장 메가(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정관장 선수들. /사진=김진경 대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정관장 선수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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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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