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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왼쪽)이 4일 정관장과 챔프전 3차전에서 패하고 아쉬운 표정으로 상대 선수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마르첼로 아본단자(55)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3(25-21, 36-34, 22-25, 19-25, 11-15)로 역전패를 당했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승리하며 대전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목표로 내려왔지만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여자부 챔프전이다. 2005년 데뷔와 함께 신인왕,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우승을 차지하며 챔프전 MVP까지 석권했고 이후 4시즌 동안 3회 우승을 차지한 김연경은 이후 해외에 진출해 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평가를 받을만큼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이후 V리그 오랜 만에 돌아왔고 예전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지만 우승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특히 2022~2023시즌엔 챔프전에서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홈에서 1,2차전을 모두 따냈으나 3차전부터 '패패패'를 당하고 결국 고개를 떨궈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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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초반 득점 후 기뻐하고 있는 훙국생명 선수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앞서 미디어데이 때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우승에 대한 욕심이나 동기부여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한국 리그에 있다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경기 결과나 영향을 끼치는 부분도 많다. 2년 전을 돌이켜봐도 우리가 2연승으로 이기고 있을 때도 부상 등으로 놓친 기억이 있다. 세터 문제도 있었다. 이번 시즌은 기회가 된다면 보다 선수들이 가장 좋은 컨디션과 피지컬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무대는 그간 경험한 곳들과는 또 달랐다.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은 잘 훈련하고 짜임새 있게 만들어도 완벽하게 적용이 안 될 때가 많은 것 같다"며 "피지컬이나 멘탈이 영향을 미칠 때가 더 많다. 선수들의 좋은 컨디션이나 멘탈이 더 좋은 영향 미칠 때가 있다. 톱클래스 수준의 리그는 아니기에 오히려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깨달았다"고 전했다.
3차전을 앞두고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당연히 오늘 이기고 싶은데 2년 전 일도 있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 전 흥국생명은 2승을 거두고도 V리그 사상 최초 챔프전 역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시리즈 초반 도로공사 선수들이 독감으로 고생하며 마스크를 끼고 경기를 할 정도로 힘겨워했는데 이 기운이 시리즈 후반엔 흥국생명 쪽으로 넘어왔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떠안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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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왼쪽)이 정관장 블로커들을 앞에 두고 강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러나 불행하게도 3차전 결과는 뼈아픈 패배였다. 1,2세트를 모두 따냈고 특히 2세트는 36-34, 11차례 듀스 끝에 가져온 흐름이었기에 더욱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당연히 흥국생명이 3세트도 챙길 것으로 보였지만 묘하게 정관장의 분위기가 살아나더니 결국 승부는 4차전까지 향하게 됐다.
정관장은 시즌 막판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부상으로 빠졌다가 플레이오프에 맞춰 서둘러 복귀했고 염혜선과 노란이 플레이오프에서 다쳐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주포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마저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납득할 수 없는 흥국생명의 흐름이었다.
경기 전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김연경 선수가 한 경기 더 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보내기는 아쉽다. 너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힘들겠지만 팬들을 위해서 한 경기 정도 더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며 "농담이지만 진심도 담겨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역할이 필요하다. 전 국민을 대신해 우리가 쉽게 못 보내주겠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다 떠나서 맥 빠진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동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2-0으로 앞서고 있어 큰 기회였는데 놓쳤다. 상황을 잘 관리를 못한 부분이 있다. 다음 경기에선 잘 됐으면 좋겠다"며 "2세트 때에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이겼지만 좋은 배구는 아니었다. 2-0으로 이기고 더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했어야 했는데 집중력을 잃었던 게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다. 챔프전은 그냥 주는 경기가 없고 채가야 하는데 그런 게 아쉽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강한 동기를 갖고 있다. 4차전까지 내줄 경우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갈 수 있다. 김연경의 화려한 피날레를 원하는 흥국생명으로선 4차전에서 무조건 끝내야만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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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승을 거둔 정관장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