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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5일 현대캐피탈과 챔프전을 마치고 아쉬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인천 대한항공 사령탑으로서의 행보는 끝이 났다. 토미 틸리카이넨(38·핀란드) 감독이 준우승 직후 작별을 고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천안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서 세트스코어 1-3(20-25, 25-18, 19-25, 23-25)으로 졌다.
3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서 1차전 패배 후 2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올랐지만 올 시즌 압도적인 행보를 보인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상 최초 4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썼지만 올 시즌은 씁씁한 2인자로 현대캐피탈 우승의 들러리를 섰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틸리카이넨 감독은 깜짝 발언을 했다. 세 시즌 동안 이끌어온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는 것이다. "오늘로 점보스와 마지막 경기를 했다. 한국에서 여정이 정말 재밌었고 너무 좋았다. 대한항공 점보스 조직과 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핀란드 출신의 틸리카이넨 감독은 해외 무대를 거쳐 2021년 5월 대한항공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직전 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을 맡아 보다 빠르고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하는 배구를 이식했고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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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가운데)이 타임아웃 때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그럼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 미래는 너무 밝다. 젊은피가 많이 수혈됐고 그들이 정말 (기회를) 갈망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위해서 잘해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신해준 선수들에겐 고마움을, 상대팀엔 축하를 전했다. "현대캐피탈에 축하를 전한다. 선수들이나 스태프가 모두 우승을 갈망한 것 같다. 더 축하하고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챔프전 자체가 매우 타이트했고 아쉬운 경기였지만 스포츠에서 아까운 건 의미가 없다. 몇 년 동안 마지막에 웃는 팀이었는데 이겼을 때의 느낌도, 졌을 때의 느낌도 알고 있다. 어차피 결과는 나왔고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현대가 훨씬 잘했다. 그래도 긍정적이었던 건 힘든 시즌이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고 챔프전에 와서 이렇게 해줬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젠 어떤 길을 걷게 될까.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직 잘 모르겠다. 오픈 할 수 없다. 조만간 소식이 하나 들릴 것 같다. 배구 안에서의 일"이라면서도 V리그에 남는지에 대해선 "그 부분은 말을 아끼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어 한국에 더 머무느냐는 질문에는 "핀란드로 급하게 돌아갈 이유는 없다. 사실 (핀란드에) 사는 아파트가 리모델링 중"이라며 "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한국 음식도 먹고 싶다. 그리고 미래 계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부임 후 처음이었던 2021~2022시즌 통합 우승 순간을 꼽았다. "케이타가 맹활약하며 5세트에서 듀스 접전에서 이겼던 순간인 것 같다"면서도 "이 직업을 하면서 체육관에서 훈련하며 그 안에서 정말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기는 것도 정말 행복하고 재밌는 순간이지만 이겼을 때 좋은 건 빨리 없어진다. 훈련 과정에서 다시 나올 수 없는 재밌는 상황이 많다. 그런 것들이 더 오래가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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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카이넨 감독. /사진=KOV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