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이겨서 망정이지...' 치열한 2위 경쟁 속 어이없는 '샷클락 리셋 실수', 왜 득점 취소됐을까 [울산 현장]

울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4.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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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에 설치된 계시기. /사진=KBL 제공
코트에 설치된 계시기. /사진=KBL 제공
본부석의 실수로 득점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나마 점수가 지워진 팀이 승리했기에 큰 일로 벌어지지 않았지만, 순위 싸움이 한창인 상황이어서 더욱 민감했다.

창원 LG 세이커스는 5일 오후 2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3-76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즌 전적 34승 19패가 된 LG는 2위 자리를 유지했고, 3위 수원 KT와도 1.5경기, 4위 현대모비스와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같은 날 KT가 한국가스공사에 패배하면서 LG는 3년 연속 4강 직행을 확정했다.

LG는 아셈 마레이가 24득점 20리바운드, 타마요가 23득점 8리바운드로 대활약했고, 양준석은 3점포 5방을 포함해 18득점으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팀 리바운드에서도 41-33으로 앞서면서 조상현 감독이 경기 전 주문한 부분을 잘 이행했다.

경기는 계속해서 크게 요동쳤다. 1쿼터 초중반까지 현대모비스가 앞서나갔지만 양준석의 장거리 버저비터가 나오며 LG가 리드했고, 이를 이어 2쿼터까지 45-37로 리드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장재석과 박무빈, 게이지 프림이 힘을 보탠 현대모비스가 야금야금 격차를 좁히더니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LG 조상현 감독(가운데)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LG 조상현 감독(가운데)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문제의 장면은 3쿼터 종료 10여 초를 남기고 나왔다. 55-61로 뒤지던 LG는 마레이가 리바운드를 따내며 공격권을 가져왔고, 칼 타마요가 레이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게이지 프림이 이를 블록했고, 이 볼을 다시 마레이가 잡은 후 타마요가 마무리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플레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이 심판진에 격렬히 항의했고, 득점이 나오자 곧바로 작전타임을 부른 뒤 어필을 이어갔다. 어떻게 된 일일까.

타마요가 시도한 레이업을 프림이 블록하는 과정에서 볼은 림에 닿지 않았다. 그런데 본부석에서 24초 계시기를 리셋해버린 것이다. 다시 샷클락이 14초가 되면서 LG는 시간을 더 번 셈이 됐고, 원래라면 샷클락 바이얼레이션이었어야 할 상황이 득점으로 바뀐 것이다. 본부석 계시원의 실수였던 셈이다.

이에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쳤고, 타마요의 득점이 원래 샷클락이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점수였기에 이를 취소했다. KBL 규정집에 따르면 볼이 림에 터치되지 않았을 때 계시원이 실수로 샷클락을 리셋했다면, 24초 계시기가 리셋되지 않았을 시간 안에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24초 바이얼레이션을 선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심판진이 결정을 내린 것이다.

판정이 나오자 LG 벤치에서도 항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3쿼터 LG는 4점 차로 쫓아갈 기회를 놓치고 55-61 그대로 마무리했다. 그나마 4쿼터를 28-15로 크게 앞선 LG가 역전승을 거두면서 큰 논란이 되지 않았지만, 만약 LG가 졌다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특히 경기 전까지 LG와 현대모비스가 모두 2위 경쟁을 하고 있었기에 더 큰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었다. LG가 이기면 2위 매직넘버가 '1'이 됐지만, 만약 졌다면 KT의 결과에 따라 내려앉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LG 선수단이 5일 현대모비스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LG 선수단이 5일 현대모비스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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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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