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줄 알았다" 36세 日 투수 ML 첫 승에 맥주 샤워라니... 왜 5⅓이닝 1실점에 BAL은 제 일처럼 기뻐했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4.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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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의 스가노 토모유키가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볼티모어의 스가노 토모유키가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일본에선 (맥주 샤워는) 우승 때나 하는데..."

36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ML) 도전에 나선 스가노 토모유키(36)의 빅리그 첫승을 거뒀다. 스가노는 자신의 첫승에 제 일처럼 기뻐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수단의 모습에 민망해 하면서도 고마움을 느꼈다.


스가노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두 번째 등판만에 거둔 감격의 첫승이다. 스가노는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4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긴장했다는 평가가 많았던 첫 등판.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이날 스가노는 커터 18구, 스플리터 17구, 스위퍼 16구, 커브와 포심패스트볼 각각 14구, 싱커 10구 등 총 89구를 골고루 던지면서 팔색조 매력을 맘껏 뽐냈다. 다양한 변화구는 최고 구속이 시속 91.7마일밖에 되지 않는 직구에 헛스윙이 5차례 나오는 효과를 보여줬다. 스가노가 유도한 헛스윙은 총 10차례.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으로 시작했다. 스가노는 3회말 카일 이스벨에게 안타, 요나단 인디아에게 볼넷을 주고 폭투를 범해 첫 위기를 맞았다. 2사 2, 3루에서 바비 위트 주니어를 상대한 스가노는 스위퍼를 던져 1루 땅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스가노는 4회도 삼자범퇴로 끝냈다. 5회 헌터 렌프로, M.J.멜렌데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다시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볼티모어의 스가노 토모유키가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볼티모어의 스가노 토모유키가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볼티모어가 6-0으로 리드한 6회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위트 주니어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은 스가노는 비니 파스콴티노에게 안타를 맞고 마이클 마세이를 맞혀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구원 등판한 브라이언 베이커가 병살타를 끌어내며 스가노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날 볼티모어 타선은 장·단 12안타를 뽑아내며 스가노의 첫승을 지원했다.

경기 후 볼티모어 선수단의 반응이 꽤 감동적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볼티모어 선수단은 스가노를 세탁 카트에 넣고 맥주를 쏟아부으며 그의 첫승을 축하했다. 선수들의 환호 소리가 통로까지 들렸다고. 포수 개리 산체스는 "스가노는 일본에서 베테랑이지만, 미국에선 신인이다. 해외에서 온 선수가 빅리그 첫승을 거두는 건 모두가 기뻐해야 할 일이다. 정말 즐거웠다"고 진심을 전했다.

첫승을 거둔 선수에게 퍼붓는 맥주 세례는 미국에선 일상적이지만, 스가노에게는 꽤 낯설었던 모양이다. 스가노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는 보통 우승했을 때만 맥주 파티를 하는데 오늘 그걸 경험해서 정말 기뻤다. 더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활짝 웃었다.

스가노 토모유키. /AFPBBNews=뉴스1
스가노 토모유키. /AFPBBNews=뉴스1
스가노는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에이스 중 한 명이다. 201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스가노는 한 팀에서만 뛰면서 NPB 276경기 136승 74패 평균자책점 2.43, 1857이닝 1585탈삼진을 기록했다.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는 1선발 유형이었는데 2017년이 그 정점이었다.

2017년 스가노는 17승 5패 평균자책점 1.59로 일본의 사이영상이라 불리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이후 사와무라상을 한 차례 더 수상하고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3차례 뽑힌 스가노는 2020년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의 성적을 거두고 당당하게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다.

하지만 요미우리 구단의 강력한 설득에 일본에 잔류했다. 스가노는 결국 우여곡절 끝에 4시즌을 더 소화한 뒤 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 FA 계약을 체결하며, 지난겨울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MLB.com은 "스가노는 두 번째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에서 그가 왜 NPB 역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는지 보여줬다. 스가노는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안타 5개만을 허용했고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두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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