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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사진=뉴스1 |
헤이홀더는 지난 4일 자사 홈페이지에 '2025년 정기주주총회 결산'이라는 논평을 내고 지난달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과반 장악에 실패한 MBK에 대해 "MBK 입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로 언론은 물론 여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로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미 금감원이 (홈플러스와 MBK의) 사기적 CP발행과 미공개정보이용 등 의혹과 관련해 MBK와 산하 투자자문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고, 공정위도 부당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MBK와 홈플러스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최근 MBK는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는 등 정부 관계 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헤이홀더의 이러한 평가는 앞으로도 당분간 MBK가 고려아연 이사회의 과반을 장악하는 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금감원과 공정위, 국세청 등의 조사와 검사에서 불법 행위가 하나라도 발견될 경우, 불리한 여론 지형은 더욱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과 의결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MBK 측을 지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와 홈플러스 사태로 핵심 출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MBK와 출자약정을 체결하면서 '적대적M&A에는 투자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매우 이례적인 조항을 계약서에 담았고, 뒤이어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도 동일한 조건을 출자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헤이홀더는 MBK가 이번 정기주총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제로 그 가처분 결과를 지켜본 뒤 고려아연과 임직원, 나아가 MBK 자신을 위해 출구전략을 고민할 때라고 조언했다. MBK를 향해 불리할 뿐 아니라 명분도 부족한 적대적M&A를 지속하기보다는 실리를 쫓으라는 주문인 것이다.
헤이홀더는 "소위 '사법의 시간'은 너무나도 장기적인 싸움"이라며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경영권 분쟁에서 바로 이기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출혈이 큰 싸움"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를 지켜본 후 영풍과 고려아연, MBK가 다 같이 출구전략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당사자들은 물론 회사 직원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헤이홀더는 그동안 고려아연 사태에 대해 꾸준히 입장을 내왔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소액주주 권리 보호에 도움이 된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고, 당사자 간 다툼이 격화됐을 때는 '비전 대결로 가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획득할 시 기술과 환경 설비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